한국일본이 지름 2000㎞의 거대 전파망원경을 갖게 됐다. 천체망원경이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을 관측한다면, 전파망원경은 가시광선 대신 전파를 내는 천체를 관측하는 장비다. 실제 지름이 그만한 전파망원경을 만든 게 아니라 그런 효과를 내는 관측망을 양국이 공동으로 구축했다는 의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일 일본 국립천문대와 함께 양국의 전파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를 처리하는 '한일상관센터'의 공동운영을 위한 합의 각서에 조인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연세대울산대, 제주 탐라대에 있는 3개의 전파망원경으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운영 중이다. 이 세 지점을 연결하는 원은 지름이 500㎞가 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대 이상의 전파망원경이 관측한 전파 신호를 서로 합성하면, 전파의 간섭 현상에 의해 전파망원경 간의 거리에 해당하는 크기의 초대형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천문연은 "KVN이 일본의 우주전파관측망(VERA/JVN)과 통합되면 한국과 일본을 포괄하는 지름 2000㎞의 전파망원경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양국 우주전파관측망의 통합 운영으로 기존보다 6배 향상된 우주 관측 도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전파망원경의 지름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만약 서울과 지구 반대편 칠레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면 지구만한 전파망원경을 갖게 된다. 하지만 관측 자료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 없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천문연은 "향후 중국의 우주전파관측망(CVN)과 공동 관측연구를 수행할 경우 지름 5000km의 전파망원경을 운영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