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금리가 하늘 높게 치솟고 있다. 하반기 구조조정을 앞둔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8일 현재 98개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는 평균 연 5%에 달했다. 지난 1월에 연 4.33%이었던 것에 비해 0.67%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보다도 약 1%포인트 높은 수치다.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은 프라임저축은행(5.9%), 제일저축은행(5.8%), 제일2저축은행(5.8%), 솔로몬저축은행 (5.6%), 한주저축은행(5.6%) 순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금리를 올리는 것은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만약 저축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깨져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가 일어날 경우, 얼마나 많은 유동성을 가졌는지가 저축은행의 생존을 결정하게 된다.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프라임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에 뱅크런을 경험한 곳이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상 중이다. 스카이저축은행은 지난 4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에서 연 5.2%로 0.2%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오릭스 저축은행도 오는 11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8%에서 연 5.2%로 0.4%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오릭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앞다투어 올리고 있어, 업계 평균치를 맞추기 위해서 올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의 수신은 많이 늘지 않는다고 업계 내부 인사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들도 객장이 한가하다"며 "요즘 고객들은 다른 저축은행과 금리가 많이 차이가 나지 않으면 금리보다는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보고 예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