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001040)그룹이 대한통운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수가격 때문에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승자의 저주`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CJ그룹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번 대한통운 인수전은 당초 CJ와 포스코, 롯데간의 3자의 대결이었지만 삼성SDS가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맺으면서 불이 붙었다. `사촌그룹`에 뒤통수를 맞았다며 CJ는 독기를 품었다. 결국 대한통운의 이날 종가(11만1000원)의 2배에 이르는 주당 21만5000원에 가격을 꺼내들었다. 총 2조3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삼성SDS컨소시엄의 주당 19만1500원 보다 2만원이나 높은 수준으로 당초 예비입찰서 제출시 알려진 인수가격인 1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M&A업계에서 조차 "우리도 깜짝 놀란 금액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CJ는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이외에 삼성생명(2.3% 459만주)등 상장사 보유 지분 및 유휴 부동산 매각 등으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CJ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수준임은 분명하다. 자산 매각 등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CJ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28일 증권시장에서 CJ(001040)와 CJ제일제당(097950), CJ씨푸드(011150), CJ(001040)E&M## 등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배경이다. 'CJ가 너무 무리한 게 아니냐'는 평가와 함께 향후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된 것이다.
아울러 '강성 노조'로 꼽히는 대한통운 노조의 강한 반발도 변수로 거론된다. CJ그룹의 물류계열사인 CJ GLS과 대한통운이 통합된다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노조가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 '승자의 저주' 어떤 사례가 있었나
'승자의 저주'로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047040)인수를 들 수 있다. 당시 현금이 부족했던 금호그룹은 인수금액 6조원의 절반 가량인 3조원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했다. 특히 투자자 유치를 위해 무리한 풋백옵션 조건을 제시한 결과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알짜회사인 금호생명과 대우건설(047040)을 매각한 데 이어 대한통운까지 내놓게 됐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하던 대한전선(001440)과 유진그룹도 '승자의 저주'의 희생양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