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재계 6위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통운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CJ가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대한통운 인수전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삼성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로 해당 분야 국내 1위인 삼성SDS는 23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삼성SDS는 대한통운 지분 5%(114만617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말 예비입찰에서 써낸 대한통운 입찰가격은 롯데 주당 17만, CJ 15만원, 포스코 13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삼성SDS는 적어도 약 1482억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삼성과 손잡은 포스코에 힘 실리나

삼성의 가세로 본입찰을 앞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포스코는 다른 경쟁자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당초 포스코와 롯데그룹, CJ의 3파전으로 봤지만,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가세로 승부는 포스코-삼성SDS 쪽과 롯데그룹 쪽의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화점 사업을 위해 금호터미널에 큰 관심을 보인 롯데는 가장 높은 예비입찰가를 써낸 바 있다. 다만 대한통운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재매각되자 의욕을 상실했다는 후문이다. CJ 측은 최근 대한통운 노조가 "CJ가 인수하면 총력투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사촌지간인 삼성까지 포스코에 힘을 실어주자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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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측은 "대한통운을 인수해 글로벌 물류 전문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우리 회사의 입장과 물류 IT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려는 삼성 SDS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CJ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일본업체 '히야시바라'를 인수 추진하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태"라며 "포스코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등 지난해에만 총 9조4000억원을 투자해 자금 상황이 여유롭지 않았는데,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삼성이 가세하면서 대한통운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 CJ가 아닌 포스코와 왜?

업계에서는 삼성이 사촌지간인 CJ가 아닌 포스코와 손잡은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삼성SDS는 최근 물류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물류사업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했고, 이어 올 초에는 물류컨설팅업체인 EXE c&t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포스코를 낙점한 이유에 대해 "사업 영역 등으로 봤을 때 포스코와 손잡는 것이 더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과 CJ는 사업적인 측면에서 '교집합'이 거의 없다. 반면 포스코는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삼성그룹 내 많은 계열사에 철강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통운 노조가 "전면투쟁"까지 선언한 CJ보다는 포스코가 좀 더 매력적인 카드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을 지난 4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포스코 포항공장을 방문해 정준양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사업에 대해 지속협력하기로 한 데 따른 '첫 작품'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