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은 꼭 참석해야 하나요?' '끝까지 가서 끝장을 봐야 할까요?' 즐기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마냥 피할 수만도 없는 직장 회식. 인터넷에는 회식과 관련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회식을 부담스러워 한다. 과음 강요와 같은 강제적인 분위기, 매번 똑같은 방식, 늦은 귀가 등 이유도 여러 가지다. 직장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회식, 과연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장소 섭외에서부터 2차 회식, 그리고 귀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빈틈없이 진두지휘해 사내에서 일명 '회식통(通)'으로 손꼽히는 직장인 4인방에게 회식 노하우를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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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맛보다 편의성이 우선

(대리남) 제가 회사에서 장소 섭외 전담입니다. 회식 분위기는 그날 어떤 식당을 잡는지가 좌우합니다. 맛집이나 고급 식당 예약해서 성공한 경우 거의 못 봤습니다. 분위기 찾다가 망합니다.

(대리여) 어머, 무슨 말씀이세요.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아 파스타. 좋지 않나요?

(차장) 회식 인생 18년차인 저는 대리남님 말씀에 한 표. 무난한 메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화장실 등 자리이동 편리. 이 3대 조건을 갖춰야 회식 장소는 일단 합격입니다. 음식이 빨리 나오고, 사장이 센스있다면 금상첨화죠. 맛, 분위기요? 연인이나 가족과 챙기심이….

(부장) 계산하는 입장인 저도 한마디할까요. 배불리 먹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이면 됩니다. 예전에 부하 직원에게 장소 섭외를 일임했더니 호텔급 고급 식당을 잡아 몇 개월치 부서 운영비가 한 번에 날아간 적이 있습니다. 내색은 안 했지만 '눈치가 그렇게 없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위기 만들기, 아부도 기술이다

(차장) 자리가 시작되면 중간 간부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상사 얘기에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평소 말이 적은 후배나 동료도 자연스럽게 대화에 끌어들여야 하죠. 저는 부서나 직원에게 있었던 좋은 일을 많이 기억해 둡니다. 칭찬과 축하가 분위기 띄우기에 최고죠.

(대리여) 막내들 역할도 중요한 것 같아요. 고기 자르기, 잔 채우기, 술과 반찬 시키기 등 잡일을 도맡아주는 막내가 있어야 '진행'이 매끄럽거든요. 자기 앞의 불판도 안 뒤적이는 '공주'들 보면 울화가 치밀죠. --+

(부장) 회사에서 실무 직원과 부딪힐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저는 회식 자리를 직원들 인성을 평가하는 기회로 봅니다. 테이블 매너에서 그 사람 자질이 드러나죠. 싹싹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심는 데 회식자리만한 기회가 없습니다. 명심하시길.

(대리남)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저는 술 권하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같은 팀, 아군에는 가급적 잔 돌리기 자제해야 합니다. 대신 그날 '달리신다' 싶은 상사께는 아낌없이. 술 잘 하시는 상사도 늘 잔을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니 그날 컨디션을 잘 살피시는 게 좋습니다.

(차장) 중요한 팁 하나 더! 진솔한 얘기는 식당 화장실이나 담배 한 대 피우면서 많이 오갑니다. 평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면 이때를 활용해 선후배에게 접근해 보세요. 어려운 일도 훨씬 풀어내기 쉬워집니다.

귀가든, 2차든 확실히 선택해라

(대리남) 즐겁게(?) 저녁을 마무리했다면 이제 2차 노래방이냐, 줄행랑이냐는 선택이 남죠. 저는 무조건 갑니다.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끝을 봤다"는 동질감은 꽤 오래갑니다.

(대리여) 저는 1차가 끝나면 탈출전략부터 짜는데…. ㅋㅋㅋ. 집에 가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 1차에서 2차로 이동할 때인 것 같아요. 소리 없이 사라지되, 직속 상사에게는 꼭 양해를 구해야 해요. 사실 이때를 놓치면 몸을 빼기가 쉽지 않아요.

(차장) 허리급 간부들 입장에서야 주니어들이 2차에 많이 동참할수록 좋죠. 또 일단 같이 갔으면 처음부터 탬버린 들고 스테이지로 뛰어나가는 과감성을 가지시길 권합니다. 트로트나 신나는 댄스곡은 필수. 단 너무 소리를 지르거나, 혼자 오버하면 오히려 썰렁해지니 수위 조절도 중요합니다.

(부장) 원래 부장은 1차 끝나면 빠져야죠? 가끔 같이 놀고도 싶은데요. ㅎㅎㅎ 과장, 차장 시절 경험을 되새기면 귀가를 끝까지 챙겨주는 후배들이 그렇게 고맙더라고요. 자주 저를 집에까지 바래다준 부하직원이 있었는데 집사람이 아직도 "그 친구는 어디서 근무하냐"고 물어요. 물론 회사에서 잘나가고 있죠. 여러분, 귀찮다 힘들다 생각 마시고 술 먹고 뻗은 상사 챙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