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각) 고정 칼럼인 '렉스 칼럼'에서 밝혔다.
다음 주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가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FT는 이 지수를 5성급 호텔에 빗대면서, 한국 증시가 지금처럼 4성급 호텔과 같은 범주에 있는 게 아마도 매력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13% 이상으로 21개 편입 국가 중 중국,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지만,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면 비중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데 초점을 뒀다. 선진국 지수 편입 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세 배가량 늘겠지만, 지수 내에서 위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편입 대상 지수가 바뀌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원화 흐름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선진국 투자자들은 주로 대형주(메가캡)에 관심을 갖기 때문에, 중소형 신생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MSCI 지수에서 지위 격상은 예상처럼 큰 이득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10년 전의 4분에 1에도 못 미치는 점을 상기했다. 선진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실적 대비 많이 싸졌기 때문에, 선진국 대열에 서면 한국 증시의 매력이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한국 증시가 거대한 체인점 중 이름없는 한 곳이 되기보다, 날쌘 부티크로 남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3년간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대상 중 유력한 후보였으나, MSCI는 역외 외환 시장에서의 제약, 복잡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시장 정보 공급과 관련한 반경쟁적 관행 등을 문제 삼아 매년 편입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