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과일 값이 심상찮다. 여름 과일로 인기인 수박과 메론, 복숭아 값이 예년보다 크게 올랐다. 작황이 좋지 않아 품귀현상을 보이는 과일도 있다. 수분 함유량이 많아 여름에도 인기인 배는 예년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16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만3900원 정도 하던 8㎏(특) 수박이 올해는 2만2200원으로 60% 정도 올랐다. 가락동 동화청과 김용화 경매사는 "6월 중순에 수박 가격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얘기에 생산자들이 평소보다 2~3일 먼저 출하해 맛도 예년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메론 머스크는 5kg(상)짜리가 지난해 1만61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12% 올랐다.

저장배 가격은 특히 심각하다. 햇배가 나오는 8월 말~9월 초 이전의 배는 지난해 10월 이후 수확한 물량인데, 대표적인 품종인 신고의 경우 가락시장에서 15㎏짜리 상(上)품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는 4만원대였는데, 올해는 8만원대로 치솟았다. 지난해부터 확산된 흑성병(사과·배 등에 생기는 병으로 잎이나 과실에 검은 반점이 생기고 심하면 썩는 것) 때문에 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김용화 경매사는 "품질 좋은 건 추석 제수용으로 물건이 빠져 햇배가 나오는 9월 초까지 높은 시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입 과일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대형마트에서 여름 수입 과일 매출 1~2위를 올리는 체리와 애플 망고의 경우 예년보다 50%까지 올랐다. 이마트미국산 체리는 500g에 1만3500원으로 지난해 9950원에 비해 36% 올랐다. 애플 망고 역시 2개(팩)에 1만1800원으로 지난해 7980원보다 48% 상승했다. 롯데마트의 미국산 체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체리뿐만 아니라 대만산 애플 망고 또한 산지 기상이 나빠 50% 이상 가격이 인상됐고, 필리핀이 주 산지인 파인애플의 경우, 이상저온으로 인해 해마다 30% 이상씩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다. 이마트 임영호 바이어는 "과일 값이 비싸다 보니 소량을 잘라서 파는 조각 과일이나 말린 과일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