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금리 인상의 첫째 배경은 물가 때문이다. 국제유가나 농산물 등 변동성이 큰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core inflation)는 예상보다 높게, 그리고 오래 오르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중 근원물가는 3.5% 상승했다. 2년여 만에 최고치였다.

때마침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금통위 결정이 발표되기 전에 "그동안 물가 상승이 공급쪽 요인에 기인했지만 최근 가공식품, 서비스요금 등 수요쪽 요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동결 전망이 우세했던 채권시장은 금통위 결과 발표 직전 일제히 인상 전망으로 돌아섰다. 재정부가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 장관의 발언이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 1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연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한은은 0.25% 포인트를 인상했다. 그 때도 같은 날 물가와 관련된 기관들이 모여 물가대책을 내놓았다.

윤증현 당시 재정부 장관은 "거시정책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경기와 고용상황을 감안해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했다.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는 성장에서 물가로 급히 변경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평소 정책 공조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금리 인상도 예측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토러스투자증권 팀장은 "박 장관의 오늘 오전 발언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며 "1월 상황이 오버랩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공급쪽에서 불거진 물가 상승 요인이 부각됐지만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수요쪽으로 전이됐다"며 "변동성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크게 오르며 통화당국도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