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 장화리 대표

중국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자꾸 사고를 친 탓이다. 지난 4월 중국고섬이 회계 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거래가 중지됐고, 최근에는 중국원양자원이 선박 사진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일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3일 하한가인 655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선박 사진 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중국원양자원의 주가는 무려 20.5%나 내렸다.

최근 중국원양자원은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원양어선 사진 중 두 척에 대한 사진이 조작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어선은 '복원어 866호'와 '복원어 870호'로, 투자자들은 똑같은 배 사진을 갖고 회사 측이 포토샵으로 사진을 위조해 두 척으로 부풀려 발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국원양자원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지난 1일 중국 푸젠성(복건성) 푸저우시(복주시)에서 열린 현지 기업설명회(IR)에서 장화리 대표이사는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중국 정부가 선박 등록 허가를 낸다"며 "만약 투자자들이 못 믿겠다면 직접 중국 정부에 전화해서 확인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선박들이 없었다면 대규모 회사 매출 발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원양자원의 해명은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원양자원을 포함,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 매도에 나섰다. 작년 9월 한국 증시에 입성한 성융광전투자의 주가는 3일 하루 동안 13.13% 내렸다. 같은 날 중국엔진집단과 차이나킹, 차이나하오란은 각각 4.12%, 9.9%, 9.19% 하락했다.

올 들어 중국 기업이 투자자들의 불신을 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 21일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고섬은 상장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기업회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싱가포르 시장에서 갑자기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다음날인 22일 국내 증시에서도 거래가 중지됐고 아직 매매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데다, 제공된 정보조차 믿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경우 의문이 발생해도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경로조차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차이나킹이나 차이나그레이트 같은 일부 중국 기업들은 한국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대다수 중국 기업들은 대행업체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해야 하고 이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중국고섬의 경우 지난달 21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거래가 중지됐지만, 다음날인 22일 국내 증시에서 개장 후 한 시간 가량 거래가 이뤄지는 해프닝이 빚어졌는데, 한국증권거래소는 중국고섬의 국내 대행업체로부터 거래 중지 요청이 있을 때까지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들이 잊을 만 하면 사고를 친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