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며 출발한 25일 국내증시가 결국 1% 넘게 하락 마감했다. 개장초 자동차, 정유 등 최근 부진했던 주도주에 대한 반발매수로 움직임이 가벼웠지만 결국 전반적인 수급공백을 메우지는 못했다.

이날 외국인은 740억원을 순매도하며 열흘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투신을 포함한 기관이 이에 동조했고, 연기금까지 가세해 하락에 일조했다. 개인만이 나홀로 매수에 나서며 지수 방어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순매도 규모만 놓고 보면 뚜렷하게 누군가가 적극적인 팔자에 나섰다고 보기 어렵다. 외국인 매도도 12일 이후 3조6000억원을 순매도 한 것에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초점은 주식인 현물이 아니라 선물(先物)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수가 상승세로 출발하자 선물시장 외국인이 개장초부터 1000계약 가까이 내던지며 하락장에 베팅했다. 외국인 선물 매도 포지션은 오전 10시 20분경 2800계약까지 누적됐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장중 저점을 찍던 순간이기도 하다.

외국인이 선물에서 강한 신규매도를 보이자 현선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급락했다. 현물은 상대적으로 고평가되고, 선물은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베이시스 급락은 프로그램 차익매물을 야기했다.

기계적인 매매인 프로그램 거래는 시장가에 상관없이 현선물의 가격차이만 본다. 현물이 고평가되자 상대적으로 비싼 주식을 서슴없이 던질 수 있었다. 결국 이날 하루동안 30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차익 순매도가 나왔다.

이후 지수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자 선물 외국인은 조금씩 매도 포지션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선물시장 외국인은 결국 1213계약의 순매수로 하루를 마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시장 외국인은 개장초 강한 매도를 보이며 베이시스 하락을 이끌었다"며 "이후 누적 매도 포지션을 일부 줄이는 정도의 매수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선물시장 외국인의 입김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지난 23일 지수가 2.64% 하락하던 당시에도 선물시장 외국인은 5827계약을 순매도하며 과감하게 지수하락에 베팅했다.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되던 것은 이달 12일이었지만 선물시장에선 이미 3일부터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도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달 2일 이후 선물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2만3000계약에 달한다.

선물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매도할 때는 신규로, 매수는 기존 매도 포지션을 꺾는 환매수의 형태로 매매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신규매도는 의도적인 하락베팅이고, 이에 대한 환매수는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

결국 하락베팅한 뒤 수익이 나면 일부 차익실현을 하고, 또다시 추가하락 베팅에 나선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다시 예전의 상승패턴으로 접어들려면 외국인이 먼저 선물 매도 포지션을 비워야 한다고 전망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외국인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청산되지 않아 하락베팅이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스피200지수 기준으로 274선 이상으로 올라야 손절매 성격의 선물 순매수가 유입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