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회사 유성기업이 파업했을 뿐인데 국내 완성차 5개사 주요 차종의 생산라인 가동이 모두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유는? 이 회사가 엔진 부품인 피스톤링 등을 국내 시장의 70~80%가량을 점유한 독과점업체에 가깝기 때문이다.

독점기업이 적자를 수년 연속 봤다? 사실이다. 유성기업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08년 30억원에 이어 2009년 149억원, 2010년 48억원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경우 전체 종업원 412명 중 생산직이 78%(323명)다. 실린더 라이너를 만드는 영동공장도 비슷하다. 80%에 달하는 생산직 노조원들은 매년 파업을 통해 임금인상안을 관철시켜왔다.

유성기업 생산직 임금은 최근 4년 동안 매년 9%씩 인상됐다.(사측 주장) 올 5월 현재 생산직 평균 연봉은 7015만원으로 관리직(평균 6191만원)보다 800만원 더 많았다. 유성 노조는 작년 6월 임단협 기간에 나흘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하면서 9% 임금인상을 관철시켰다.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를 본 배경에는 현실과는 별개의 '노조 비위 맞추기'가 작용했다는 원인이 크다.

적자를 내면서도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또 있다. 갑(甲)에 대한 을(乙)기업의 비애다. 유성기업은 1차 벤더(부품협력업체)지만 파업 등으로 제때 부품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시간당 18억원까지 손해배상을 당해야 하는 신세다. 납품이 지연될 조짐이 조금만 보여도 완성차 구매담당자들로부터 "파업 사태를 빨리 매듭짓고 납기를 지켜라"는 압력을 받는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는 게 회사측 입장. 유성기업 유시영 사장은 "노조측의 주간 2교대 시행 요구는 일은 25% 적게 일하고 임금은 이전대로 달라는 것인데, 회사는 거덜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강경입장이고, 노조측도 사측과 교섭에 나설 가능성은 별로 없다. 노조측은 "직장폐쇄를 먼저 철회하지 않는 한 사측과 교섭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