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음악재생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면서 시장에서 밀려나는 듯했던 MP3 플레이어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이 잇달아 MP3플레이어에 구글 안드로이드 같은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탑재하면서 '스마트 플레이어', 즉 '통화기능만 뺀 스마트폰'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스마트 플레이어는 단순히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온라인에서 각종 앱(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고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 가격은 물론 스마트폰보다 저렴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갤럭시S'의 출고가가 94만원인 반면, 스마트 플레이어인 '갤럭시 플레이어'는 30만~50만원대로 절반 이하 가격이다.
3~4년 전만 해도 전망이 어둡던 MP3플레이어 시장은 최근 완전히 바뀌었다. 일본 후지카메라 종합연구소는 최근 시장조사를 통해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이 지난해 8900만대에서 올해 920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증권업체 파이퍼 제프리는 특히 스마트 플레이어 분야가 연평균 50% 성장하고 올해 2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애플의 '아이팟 터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아심코(Asymco)는 애플의 아이폰이 3대 팔릴 때 아이팟 터치가 2대꼴로 팔렸다고 밝혔다.
다른 업체들도 속속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인기 스마트폰 갤럭시S에서 전화 기능을 제외한 '갤럭시 플레이어'를 출시했다. 아이팟 터치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이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이 6만대를 넘겼다. 코원·빌립 등 MP3플레이어 전문 기업들도 'D3 플레뉴', 'P3 터치' 등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MP3플레이어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 플레이어의 인기를 견인하는 주 고객은 청소년층이다. 청소년들은 비싼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이 부담돼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 플레이어는 무선랜(와이파이)만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통신비를 낼 필요가 없다. 집이나 학교는 물론이고 커피숍·식당 같은 장소에서도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무선랜 공유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최근 쉬는 시간이 되면 스마트폰을 가진 학생 근처에 친구들이 모여 스마트 플레이어를 켜놓고 인터넷에 접속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일부 사용자들은 아예 애플의 '페이스타임' 같은 기능의 앱을 깔아 다른 친구들과 공짜로 음성·영상 통화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플레이어는 5인치로 화면을 키운 제품도 출시했고, 5월부터는 해외 판매에도 나설 계획"이라며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어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도 애플과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