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17일 부산저축은행의 마스터키(master key)를 훔쳐갔다며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예보와 비대위가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마스터키는 부산저축은행 본점의 주요 서류보관함과 출입문의 열쇠를 모아 놓은 것이다.
예보측은 "비대위 회원들이 16일 오후 5시쯤 본점 안에 들어온 예보 직원을 폭행하고 마스터키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관이 서류를 찾겠다고 하자 이에 협조하기 위해 예보 직원이 마스터키를 들고 내부에 들어갔다가 강탈당했다는 것이다. 비대위 회원 200여명은 지난 9일부터 부산저축은행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경영관리를 맡은 예보 직원들을 밖으로 몰아낸 후 출입을 막고 있다.
예보는 "마스터키가 있으면 은행의 중요 서류를 보관하는 방이나 전산실에 들어갈 수 있어서 부산저축은행의 자산을 비대위가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비대위를 부산동부경찰서에 절도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예보의 주장에 대해 비대위측은 "예보가 부산저축은행 직원들로 하여금 마스터키를 갖고 있도록 해 중요 수사자료를 빼돌릴 여지를 줬다"면서 "예보가 열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인데, 누가 잘못한 것인지 따져보기 위해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비대위를 설득해 마스터키 중에서 채권 장부가 들어 있는 서고(書庫)와 전산실 출입 열쇠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예보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작정이어서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