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량을 살까 말까? 얼마나 타야 본전 뽑을까?"

현대차기아차가 2일 하이브리드 차량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현대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엔진을 가동하지 않고도 시속 120㎞ 이하에서 순수 전기차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지난 3월 '2011 서울 모터쇼'에서 공개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도요타GM 등 극히 일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만 보유하고 있는 첨단 친환경 자동차 기술이다.

얼마나 타야 본전 뽑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적으로 기존 차량보다 500만원 정도 더 비싸다. 하지만 개별소비세·교육세·취득세 등 감면 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구입가격 차이는 300만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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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하이브리드 프리미어의 판매가는 개별소비세(7%)와 교육세(개별소비세의 30%)에서 130만원의 세제혜택을 받아 2975만원. 여기에다 취득세 140만원을 감면받고 공채 비용에서 200만원을 추가 공제받으면 총 구입비용은 3043만원 정도다. 동급 휘발유 차량인 쏘나타 프리미어의 구입비는 차값과 취득세 공채비용 등을 모두 합쳐 2750만원.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292만원이다. K5 하이브리드 럭셔리(2925만원) 역시 휘발유 모델과의 차이는 294만원 정도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훨씬 좋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의 국내 공인연비는 L당 21㎞. 동급 쏘나타와 K5 가솔린 차량(L당 13㎞)보다 62% 정도 좋은 것으로, L당 19㎞ 하는 경차 모닝보다 뛰어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946원이었다. 이 휘발유 값을 기준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연간 2만㎞씩 2년7개월 정도 운행하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년에 2만㎞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유류비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185만3000원이고, 휘발유 모델은 299만4000원이다. 1년에 114만1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3년 안에 일반 휘발유 모델과의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특히 서울에서 주행할 경우 남산 혼잡통행료는 전액 면제받을 수 있고, 공용주차료는 50% 할인받는다.

중앙대 한태준 교수(경제학과)는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으로 떠오를 차세대 첨단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을 우리나라가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라면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하이브리드 차량이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제원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과 30㎾급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엔진과 모터출력을 합쳐 최대 191마력의 힘을 낸다. 동급 쏘나타 일반 모델과 K5의 최대출력(165마력)보다 큰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글로벌 경쟁 업체들보다 작은 용량의 전기모터를 사용해도 비슷한 힘을 낼 수 있다"면서 "경쟁 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2008년 프로젝트명 'YF HEV'로 개발에 착수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34개월의 연구개발 기간 동안 3000여억원의 개발비를 들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차량 출발 및 저속 주행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 구동하는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고, 고속주행이나 등판을 위해 가속할 때는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한다.

외관 디자인에서도 차이가 난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차량 앞부분 라디에이터에 물방울 모양의 6각형 그릴을 적용했다. K5도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꾸고,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다. 또 전기모터만 작동될 경우 엔진 소음이 없어 보행자들이 차량이 다가오는지 모를 수 있어 '가상 엔진음'을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은 6년 12만㎞의 무상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가 2009년 출시했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LPi는 전기모터만으로는 운행할 수 없는 '소프트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1만210대, 프르테 하이브리드 400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자동차다. '소프트 하이브리드'란 항상 내연기관 엔진이 작동하면서 전기모터는 보조 역할만 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반면, '하드 하이브리드'는 저속 주행할 때는 전기 모터의 힘으로 달리다가 연료 소모가 많은 경우나 고속 주행시에는 엔진으로 달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