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가 진정한 의미의 제철을 맞았다. 원래 4~6월은 암게에 알이 꽉 차는 제철이다. 여기에 올해는 꽃게 가격까지 적잖게 떨어져 꽃게를 즐기기에 최고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25일 "작년 이맘때 도매로 경매된 가격은 암게 1㎏(3~4마리)이 3만원대까지 갔지만 올해는 2만원대를 넘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꽃게 소매 가격은 작년의 도매 경매 가격보다 더 싸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호남꽃게 주인은 "요즘 꽃게 암게 1㎏을 2만5000~2만8000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시장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롯데마트는 4월17일부터 21일까지 작년과 같은 가격인 1㎏당 3만4000원에 암게를 팔다가, 21일부터 2만8000원으로 가격을 17% 떨어뜨려 팔고 있다.

이처럼 꽃게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공급이 늘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꽃게는 작년 11월 북한연평도 공격과 이상 한파로 인한 낮은 해수온 때문에 어획량은 많이 줄었다. 일부에서는 작년에 비해 40%까지 감소했다고 본다.

그런데 수요가 더 줄었다.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다. 대형마트의 판매량은 작년보다 10% 정도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량진 '호남꽃게' 주인은 "꽃게 판매량은 작년의 5분의 1"이라고 말했다. 값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 사고 여파로 꽃게를 기피하는 것은 공연한 걱정이다. 꽃게는 전량이 서해에서 나오는 것인 데다 일본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 해역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전문가들이 말하기 때문이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동해에서 잡히는 수산물도 안전하다는데 서해에서 나는 꽃게가 위험할 턱이 없다"며 "소비자들이 이렇게 꺼리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