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 등 주요 그룹은 "최근 계열사와 자산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 그룹이 새로 설립하거나 인수한 계열사 중에 미래성장사업 발굴과 관련 있는 것이 적지 않다. 삼성이 헬스케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 메디슨을 인수한 것이나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등을 그런 예로 볼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필헌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사업 진출을 막기 위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품목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중소기업의 영세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을 갖춘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 중소기업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가격을 낮추는 경쟁을 통해 스스로 영세화한다는 것이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도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대기업 진출을 막더라도 외국기업이 들어와서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이 시장의 규범을 어기거나 법과 규제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에 대해서는 공정거래 당국이 지금보다 훨씬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나 불법·탈법적인 경영권 상속에 대해서는 더 이상 '국가 경제에 기여했다'는 식의 명분으로 정상을 참작해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