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지 99만㎡(30만평)에 이르는 세 번째 조선소를 건조하고 있습니다. 이게 완공되면 인도네시아 최대 조선소가 되는 겁니다."
인도네시아 트리카랴 알람 그룹의 박동희(58) 회장은 18일 월드옥타(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조선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인도네시아 바탐섬에서 '코레아 조선소 회장님'으로 통한다. 박 회장은 이곳에서 2개의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2곳은 바탐섬에 있는 80여개의 조선소 중 규모 면에서 '톱 10'에 든다.
바탐섬과 싱가포르 사이에는 폭 20㎞의 말라카 해협이 있다. 중동과 한국·일본을 잇는 이 해협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이 오가는 곳이다. 선박을 고쳐주는 조선소도 바탐섬에 많다. 박 회장도 이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상대로 수리업을 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박 회장은 경남 김해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한국원양어업 직업 훈련소에서 통신전문과정을 마친 후 바로 배를 탔다. 막연히 "해외에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27세부터 전 세계를 누비며 선박의 통신책임자로 근무했다. 독일·프랑스·앙골라·남아공·호주·필리핀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바탐섬에는 34세인 1987년에 정착했다. 박 회장은 "바탐이 싱가포르와 마주 보는 경제특구여서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다봤다"고 했다. 그의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마침 현대건설이 바탐섬에서 모래채취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박 회장에게 모래 운반선의 통신장 역할을 부탁해왔다. 여기서 종자돈을 모아 1993년 선박수리 조선소를 세웠다.
그는 "현지인들에게 용접기술을 일일이 가르치며 조선소를 키웠다"고 했다. 박 회장은 공기(工期) 완수와 품질을 목숨처럼 지켜 선주들의 인정을 받았다. 그는 "세계인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판다는 각오로 일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다음 목표는 대형 조선소 건설 프로젝트. 그동안 모은 돈과 펀드를 통해 4억달러(약 4400억원)의 자금을 모아 현재 부지에 대한 땅고르기를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현지인 부인 사이에 1남 4녀를 뒀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막내를 빼곤 나머지 4자녀 모두 한국 대학에 유학을 보냈다. "해외에서 활동하더라도 한국어를 잊지 말라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박 회장은 "한국인이란 정체성을 가진 '글로벌 한인'이 많이 나와야 한인네트워크가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