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 개발·판매사인 지에스인스트루먼트사 직원들은 요즘 해외출장이 잦다. 국내 판매 위주였던 지에스인스트루먼트가 수출에 본격 나서게 된 것은 SK텔레콤과 공동 연구 끝에 통신용 계측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

SK텔레콤과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04년 11월 100% 수입에 의존했던 통신용 계측기를 국산화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통신용 계측기를 국산화할 경우 SK텔레콤은 원가 절감을,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양사는 2004년부터 3년간의 공동연구와 1년간의 검증시험을 거쳐 2008년 7월 국산화에 성공했다.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최태원 SK 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해 9월 29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 상생세미나를 마치고 협력업체 최고경영자들과 손을 맞잡고 동반 성장을 다짐 하고 있다.

이후 지에스인스트루먼트는 국내에서 매년 9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중국·대만·일본·유럽 등 세계 각지로 수출도 하고 있다. 수출액도 2008년 15억원, 2009년 2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8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생을 통해 협력업체가 글로벌 경쟁력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SK텔레콤 역시 이번 개발로 원가절감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공동 개발한 계측기가 경쟁사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SK그룹의 동반성장 특징은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동반성장 경영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명문화했다는 것.

SK그룹은 지난 2008년 9월 국내 그룹 중 처음으로 'SK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공정한 협력업체 선정▲불공정한 거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 라인을 채택해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인 동반성장 경영 활동을 벌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중소협력업체의 발전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핵심요소의 하나로, 회사의 영속적 발전과 SK가 추구하는 행복경영의 실천을 위해서도 중소협력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SK그룹은 협력업체에 대한 일회적인 도움보다는 협력업체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높아져야 실질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기술지원, 자금지원, 경영지원 등 시스템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이 협력업체 임직원 교육에 적극적인 것도 시스템적 지원 차원에서다.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업체인 네오플러스의 사례가 그렇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SK C&C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인 'HiPMS'가 대표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HiPMS는 프로젝트의 주·월 단위 진척률 등 프로젝트 진행 상태의 실시간 파악을 지원하고, 업무별·개인별 생산성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미래 성과를 예측 가능케 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종합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이다.

SK C&C는 HiPMS 개발을 위해 자체 특허 솔루션과 컨설팅, 기술교육을 네오플러스에 지원했다. 네오플러스는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한 뒤 영업·마케팅 등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SK가 추구하는 공동 R&D를 통한 'SK식 상생 비즈니스 모델'의 대표작인 셈이다.

네오플러스 이종원 사장은 "HiPMS는 출시 반년 만에 공공과 금융, 통신, 제조, 서비스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HiPMS는 모든 IT서비스 프로젝트의 빠르고 안정적 수행을 보장하는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WCDMA 기지국 장비를 SK텔레콤과 공동개발한 이동통신 전문업체 GT&T도 요즘 생기가 돈다. 이 장비는 기지국 간 주파수가 상이하더라도 기지국 간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SK텔레콤은 주파수가 다른 기지국 간 연결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대규모 투자를 벌여야 했다. 결국 이번 개발로 SK텔레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고, GT&T는 신규 제품을 안정적으로 SK텔레콤에 공급하는 효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