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여성의 평균수명은 83.77세로 남성(76.99세)보다 6.78세나 길다. 미국 과학자들이 그 이유를 원숭이에서 찾았다. 답은 여성을 두고 벌이는 남성들 사이의 경쟁.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앤 브로니코프스키(Bronikowski) 교수 등 11명의 인류학자는 인간을 포함한 8종의 영장류에서 나이가 들면서 높아지는 사망위험성을 기준으로 노화(老化) 속도를 비교했다. 조사 대상은 인간 외에 아프리카와 남미대륙에 사는 침팬지·고릴라·거미원숭이·꼬리감는원숭이·개코원숭이·왕관원숭이·여우원숭이 등이었다.

최근 '사이언스'지(誌)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지금까지의 생각과 달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영장류는 거의 같은 노화속도를 나타냈다.

이는 성별(性別) 수명의 차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처럼 다른 영장류도 수컷의 수명이 암컷보다 짧게 나왔다. 연구진은 "짝짓기에서 다른 수컷과 벌이는 경쟁이 수명 단축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별 수명 차이가 가장 큰 영장류는 여우원숭이였다. 수컷의 노화속도는 암컷의 거의 두 배였다. 수컷 여우원숭이는 짝짓기 철에 다른 수컷과 목숨을 건 싸움을 하며, 태어날 때 집단 간 다툼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른 집단으로 붙잡혀 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암컷 여우원숭이는 태어난 곳에서 모계 친척들과 안전하게 살아간다.

반대로 수컷과 암컷의 수명 차이가 조사 대상 영장류 중 가장 적은 거미원숭이는 짝짓기 때 수컷끼리 다투는 일이 거의 없었다. 오래 살고 싶으면 인기 많은 여성은 피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