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유사는 일본 정유사를 돕고, 일본 금융기관은 한국기업에 특별금리를 적용하고….' 한일 간 기업들 사이에서 상생 화합의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은 24일 "일본 최대 금융회사인 미쓰이스미모토은행(SMBC)이 'SK가 일본 정유회사를 도와준 데 대한 보답으로 금리를 깎아주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들여올 때 은행과 단기차입 계약을 맺어 은행이 먼저 원유 도입대금을 결제하도록 하고 3개월 후 은행에 이를 갚는 단기차입 방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SK가 거래하는 30여개 국내외 거래은행의 하나인 SMBC는 앞으로 단기차입 금리를 기존보다 20~30% 깎아주겠다고 SK이노베이션측에 통보해온 것이다.

일본은행이 SK측에 파격적인 금리 인하 혜택을 주기로 한 데는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JX에너지가 구입한 이라크산 원유 200만 배럴(2억 달러 수준)을 SK측이 대신 구매해주기로 한 것이 배경이 됐다. JX에너지는 이번 지진 여파로 공장의 40%가 가동이 중단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JX에너지측은 이번 지진 이전에 도입하기로 한 원유 상당량을 처리하기 힘들게 되자, SK측에 "(우리가 이미 구매한) 원유를 대신 사줄 수 있겠느냐"며 도움을 요청했고, SK는 이를 선뜻 받아들인 것이다. 통상 원유는 3개월 전에 도입계약이 이루어진다.

이 소식을 접한 미쓰이스미모토은행(SMBC) 서울지점 관계자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을 방문, "일본기업, 나아가 일본을 도와준 데 대해 우리도 무언가 보답을 해야겠다는 차원에서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