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석좌교수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22일 "한국 경제구조는 동물원 구조"라며 "삼성·LG·SK라는 동물원이 있고 중소기업은 그 중 하나를 선택해 동물원 안의 동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고, "한국의 신생 업체는 삼성·LG·SK 등 해당 대기업에만 납품한다는 식의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맺는다"며 "그 순간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고 결국 동물원에서 죽어야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지금 한국에서 이념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중소·벤처 기업 육성"이라며 "대기업 자신의 혁신을 위해서도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남의 기술을 빠르게 쫓아가는 기업)'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신기술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가 되려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이 많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대기업 총수가 상생을 위해 1조원을 내놓는다고 선언해도 현업 팀장·임원에 대한 실적위주의 인사평가시스템 때문에 대기업이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