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계열 건설사 LIG건설이 자금난에 허덕이다 결국 지난 21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부터 흑자 전환해 지난해까지 견실한 성장을 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각해진 유동성 위기를 끝내 넘기지 못했다.

◆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동성 위기 심각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단기적인 유동성 악화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LIG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86억원에 불과했다. 2009년말 104억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불과 9개월 사이 20% 이상 줄어든 셈이다.

반면 차입금은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토목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SC한보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동원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1년 미만 단기차입금은 2009년말 2131억원에서 작년 3분기 399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장기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237억원에서 423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빌린 돈에 대한 이자로만 220억원을 썼다"며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다가 결국 동맥경화에 걸린 셈"이라고 말했다.

◆ 그룹의 지원 거부..기업회생절차 신청 결정적

각종 개발사업 추진에 필요한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도 회사 경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PF 우발채무는 9778억원으로 자본금(3335억원)의 세 배 규모였고 회사 전체 자산(1조106억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이와 함께 수도권에서 진행한 주택사업의 미분양아파트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다 건설경기 침체로 공사미수금까지 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모기업인 LIG그룹이 LIG건설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점이 법정관리행에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LIG건설이 그룹에 재무적 안정을 위해 지원을 요청했지만, 그룹 내부에서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여론이 우세했다"며 "결국 이사회에서 지원안이 부결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위기와 맞물려 부채의 만기 연장이 어려워졌고 그룹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내달까지 상환 만기가 되는 1000억원가량의 PF대출을 갚을 방법이 없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LIG건설 관계자도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며 "수주 잔고도 2조7000억원가량 남아있는 등 기업 자체가 부실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서울·수도권 1300가구 주택사업 진행..입주지연 불가피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LIG건설이 공사 중인 서울역 리가, 이수역 리가, 중랑숲 리가, 용인 구성 리가 등 4개 단지 총 1300가구 규모의 입주가 지연되는 등 차질이 예상된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를 결정하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주택보증 가입 사업장들이어서 입주예정자들의 금전적인 피해는 없겠지만, 입주 지연 등의 피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LIG건설은 ㈜건영을 모태로 한 LIG그룹 계열의 중견 건설사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7위의 건설사다. 건영 시절인 1996년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으며 2006년 LIG그룹에 인수되면서 이듬해 법정관리에서 졸업했다.

2009년 LIG건영에서 현재 이름인 LIG건설로 이름을 바꿨으며 강희용 전 현대건설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그 이후 토목 전문업체 SC한보건설을 인수하고 원전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