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과 유재석, 강호동 등 최고 스타들의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으로부터 대규모 손실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았다. 감사의견은 적정·한정·부정적·의견거절로 나뉜다. 부정적이나 의견거절을 받을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7일 내에 이의신청하지 않으면 이들은 상장 폐지된다.
스톰이앤에프의 감사를 맡은 서린회계법인은 스톰이앤에프가 지난해 149억6700만원의 매출과 40억2200만원의 영업손실, 320억74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본부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스톰이앤에프의 거래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 1년 반 만에 주가 1만6950원 → 395원
스톰이앤에프의 전신(前身)은 지난 2001년 설립된 팝콘필름이다. 팝콘필름은 영화 '연애소설'과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을 제작하다 2007년 도너츠미디어로 상호를 변경하고 DY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이후 IHQ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디초콜릿코리아와 더스포츠커뮤니케이션즈 등과 합병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한때 스톰이앤에프의 주가는 주당 1만69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금어장' '스타킹' '강심장' 등 지상파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유재석, 강호동을 비롯해 고현정, 윤종신 등을 소속 연예인으로 거느리며 유명세를 과시했다. 동종 업체인 IHQ 인수전에 뛰어들며 몸값도 급등했다.
하지만 1년 반 만에 스톰이앤에프의 주가는 395원으로 주저앉았다. 설립 이후 최대주주도 10차례나 바뀌었다. 지난해 말엔 재무제표 검토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이란 딱지를 붙였다. 9건의 공시 불이행으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결국엔 지난 1월 26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전문가들은 스톰이앤에프의 상장폐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증권사 코스닥 연구원은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무리한 연예인 모시기에 발목
스톰이앤에프가 몰락한 이유는 뭘까. 증권가에선 스톰이앤에프가 최고 수준의 연예인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 9(연예인)대 1(스톰이앤에프) 규모로 수익을 배분하는 등 기형적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기형적인 회사 경영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계약 조건 때문에 매출의 상당 부분이 회사로 유입되지 못했다. 지난 2008년 이후 스톰이앤에프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8년 말 2억600만원에 불과했던 현금성 자산은 1년 뒤 1억8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9월말 현재 스톰이앤에프의 현금성 자산은 2억2600만원이다.
최근엔 유재석 등 일부 연예인이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결국 제작하던 인기 프로그램에서도 손을 뗐다. 돈을 벌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진 셈이다.
◆ 연예인과 주식시장의 악연
연예기획사가 주식시장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수 비(정지훈)는 지난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이튠의 주식 350만여 주를 모두 매각하면서 먹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비가 주식을 매도한 후 주가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제이튠은 결국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고, JYP엔터테인먼트는 제이튠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지난 2005년에는 서세원 씨가 서세원프로덕션을 우회상장시켰다가 검찰로부터 조세포탈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