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일본 증시 폭락

일본 증시가 '후쿠시마 원전발(發)' 방사능 공포의 직격탄을 맞고 폭락했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증시도 동반하락했다.
 
닛케이 평균은 15일 점심 휴장 후 오후 거래를 시작한 지 20분도 채 안 돼 600포인트 넘게 폭락한 뒤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 대비 10.55% 떨어진 8605.15로 장을 마쳤다. 장중 최저가는 8227.63을 기록했다. 토픽스 지수도 최저 728.61까지 떨어졌다가 최종 80.23포인트(9.47%) 떨어진 766.73으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지난 14일에도 6%대 폭락하는 등 이틀 연속 폭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틀 사이 하락폭이 합계 1800엔을 넘는다"며 "2008년 10월의 리먼 쇼크 당시를 넘어서는 하락폭"이라고 보도했다.
 
폭락의 진원(震源)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였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이날 오전 11시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방사능 오염 수치 증가를 공식 발표하면서 일본 증시는 요동을 쳤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인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의 방사능이 누출됐다"고 밝히며 인근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했었다. 교도통신은 도쿄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소량 검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증시가 이처럼 공포에 휩싸이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재무상은 "증시 폭락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또 대지진과 쓰나미 발생 후에도 외환시장 안정이 유지된 점도 상기시켰다.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일본 경제재정상도 이날 "도쿄 증시를 일시 폐쇄할 계획이 결코 없다"며 "도쿄 증시는 세계 경제의 한 부분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이날 대지진의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유동성 확대 조치로 채권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엔으로 증액했으며, 전날도 당일 공개시장 조작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5조엔을 투입하는 등 합계 21조8000억엔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일본 증시 폭락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증시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스피는 일본 원전 4호기 폭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장중 1900선이 무너졌다가 막판에 약간 상승, 전날 대비 47.31포인트 하락한 1923.92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882.09까지 떨어졌었다.
 
대만 가권(加權)지수도 이날 1시30분 현재 374포인트(4.39%) 떨어진 8145.90을, 홍콩 항성(恒生)지수는 896.28포인트(3.84%) 떨어진 2만2449.60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모두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