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아랍에미리트) 원유개발협력 내용은 핵심만 놓고 보면 두 가지다. 첫째는 '10억 배럴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대형유전에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는 양해각서(MOU)다. 두 번째는 '추정매장량 5억7000만 배럴로 추산되는 3개 미(未)개발 광구개발권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HOT계약(Heads of Terms)이다.
'HOT'는 계약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주요 조건을 뽑아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양해각서(MOU)수준보다 법적 구속력이 크다는 게 지식경제부 설명. 정부는 "약 12억~13억배럴의 원유(매장량 기준)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의미를 달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유수입물량은 하루 239만 배럴로, 계약 내용이 현실화되면 하루에 약 12만7000배럴의 원유가 추가 확보되는 셈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원유 얼마만큼 확보하나
UAE측 원유 매장량은 1000억배럴(세계 6위) 정도다. 이 중 약 40%의 지분(400억배럴)을 1930년대부터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에 주고 원유를 개발해 왔다. 4개국이 가진 조광권(租鑛權·원유취득권리) 계약기간은 약 30년인데, 2014년부터 만기가 다가온다. 정부는 계약 종료되는 생산광구(현재 원유를 생산 중인 유전)에서 최소 10억배럴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매장량 5억7000만배럴 규모 3개 미개발 광구를 탐사·개발하는 권리'도 의미가 크다는 게 정부 설명. 3곳은 부존량이 확인된 상태로 석유공사의 1차 기술평가까지 마친 상태. 매장량(5억7000만배럴) 중 실제 1억5000만~3억4000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이 광구는 2016년부터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계약 내용대로라면 우리나라는 11억5000만~13억4000만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추가 확보하게 되며,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수입 원유량 대비 해외에서 확보한 원유량)이 현재 10.8%에서 약 15%까지 상승하게 된다.
UAE 원유는 곧장 국내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판매한다. 원유가격도 지분 인수비용과 세금 등을 감안해도 현 국제유가(배럴당 110달러)보다 크게 낮을 것으로 보인다.
◆UAE에 줄 선물 놓고 논란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만큼 우리가 UAE에 원유확보 대가로 줄 선물 목록도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반도체나 조선(造船) 관련 기술 등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산업보안과 기술유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얼마나 많은 양을 지원할지는 양국 산업의 큰 틀에서 협의될 내용이며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과제는
정부 발표 내용이 적기에, 100% 현실화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향후 10억배럴 이상 아부다비 모든 유전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는 내용이어서 '실제 10억배럴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는 의문이 제기됐고, 과천 정부측 설명회장에서도 논란이 됐다. 정부는 "문구상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생산광구에서 최소 10억배럴을 한국이 확보하는 것으로 양국이 구두로 합의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최종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번 계약과 관련해 별도의 지원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