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은 알로에 데스코인시종입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건데 15년 동안 자랐지만 키는 고작 5㎝밖에 안 돼요. 이건 남아공에서 온 바이네시종이고…. 고향에선 18m까지 자라고 아름드리나무처럼 둥치도 크다는데 여기 온실 안에선 3~4m 정도 자랍니다. 고향만은 못해도 제주도 추위에 적응한 겁니다."
지난 5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김정문알로에 제주농장에서 만난 최연매(51) 사장. 전 세계에 550가지가 넘는다는 알로에 품종 연구에 푹 빠져 있다. 지금껏 건강식품으로 쓰이는 알로에 품종은 베라와 아보레센스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김정문알로에 제주농장에는 450종이 넘는 희귀 알로에 품종이 집합해 있었다. 고인이 된 김정문 창업주가 아프리카 각지를 돌며 국내로 들여온 품종이다.
최 사장은 "전 세계에 이렇게 다양한 알로에 종을 보유 중인 곳은 드물다"며 "건강식품 알로에뿐 아니라 다양한 알로에를 활용한 관광사업에도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김정문알로에는 최근 제주도와 함께 알로에를 활용한 재배사업과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 사장은 농장에서 제주도 기후·풍토에 적응한 알로에를 새로 개발하기도 한다. 외국 품종이었던 선인장이 제주도 토착 품종으로 진화해 백년초가 된 것처럼 알로에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제주도만의 고유 품종을 만들 수 있고, 이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새로운 종으로 등록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제주도의 겨울 땅에서도 견딜 수 있는 토착 알로에가 등장하고 있다.
최 사장은 "길쭉길쭉한 잎이 옆으로 뻗어나가는 스트리아툴라종은 제주도의 눈 내리는 겨울 날씨에도 견딜 수 있는 변종이 나왔다"며 "이런 알로에를 제주도 올레길에 심어 알로에길을 만들면 겨울에도 열대지역처럼 알로에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제주도만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문알로에 제주농장은 고 김정문 창업주에 의해 1989년 설립됐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본격적인 알로에 연구·개발(R&D)을 시작하고, 올 상반기에는 일본 교토대와 제휴해 알로에 유전자 연구와 알로에 다육식물 육종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알로에 유전자지도를 구축해 신품종을 육성하고 우리 고유의 알로에 품종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다.
김정문 창업주는 한국 알로에의 선구자로 불린다. 1975년 국내에 처음으로 보급했다. 종자는 외국에서 들여왔지만 지금까지 제품은 국내 생산 알로에로 만든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제품은 미국·중국·체코·베트남·싱가포르·프랑스 등 해외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최 사장은 "이제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알로에의 종자 독립을 이루겠다"며 "밀감 대체 작물을 찾고 있는 제주도 농업의 수익작물로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