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연일 오른다. 지방에서도 리터당 2000원을 돌파했다. 당연히 지방 갈 때 무심코 자가용 운전석에 올랐다면 이젠 재고해 봐야 할 시점이다. '장거리 여행 때 승용차를 타는 게 비행기보다 경제적일까.' '서울~부산' 왕복시 자가용과 비행기, KTX, 고속버스 가운데 어떤 교통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지 조사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L(리터)당 1901.83원이다.

서울~부산 왕복 비용, 자가용 〉 비행기 〉 KTX 〉 고속버스 순

인기 중형 세단인 현대차 신형 쏘나타의 공인 연비는 L당 13㎞(2.0 휘발유·자동변속기 기준). 경부고속도로는 416㎞. 연비 기준으로 할 때 왕복 832㎞에 필요한 연료는 64L가 든다. 휘발유 64L 값은 12만2000원. 하지만 서울~부산을 왕복하자면 휘발유가 이보다 많이 든다. 승용차의 실제 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의 70~80% 수준이다(에너지기술연구원). 실제 연비는 L당 9.1~10.4㎞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832㎞에 필요한 연료는 80~91.4L가 든다. 휘발유값으로 15만2200~17만3900원이 든다. 여기에 왕복 도로이용료(톨게이트비) 3만6800원이 추가된다. 자가용을 이용할 때 18만9000~21만700원이 드는 것이다.

현대차 에쿠스 VS460을 이용할 경우 같은 식의 계산으로 따지면 26만~29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가장 비싼 교통수단으로 인식되는 비행기는 어떨까. 김포공항에서 부산공항을 오가는 에어부산 등 일부 저가항공사의 항공편 왕복 운임은 출발시간에 따라 최저 11만원대(공항이용료·유류할증료 포함)다. 소요시간은 왕복 2시간 정도로 자동차보다 훨씬 짧다. 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더해도 혼자 서울과 부산을 오갈 경우 비행기가 승용차보다 저렴하다.

고속철도 KTX를 탈 경우 주중·주말에 따라 왕복 10만3600~11만1000원(일반실) 정도 든다. 왕복 소요시간은 5시간. 교통비나 소요시간이 자가 운전할 경우의 절반 수준이다. 고속버스는 왕복 4만4000~7만2000원으로, 교통수단 중 가장 저렴하지만 오가는 데 9시간 정도가 걸린다.

고유가 맞아 연비 좋은 차 늘어나

최근에는 자가운전시 운행비 부담을 줄여주는 고연비 차종도 늘어나는 추세다. '버스비' 수준의 기름값으로 서울~부산을 오갈 수 있는 차도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내 판매 차종 중 공인 연비가 가장 좋은 차는 하이브리드인 도요타 프리우스(29.2㎞/L)이며, 최악의 연비 차는 페라리 스포츠카 612 스카글리에티(4.2㎞/L)다.

현재 국내 시판 차종 중 자동변속기 기준 L당 20㎞이상을 달릴 수 있는 차는 도요타 프리우스·렉서스 CT200h·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인사이트·폴크스바겐 골프 1.6 블루모션·푸조 3008과 308·현대차 엑센트 디젤 등 모두 8종이다. 하이브리드카와 경유(디젤) 차량뿐이다.

현재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L당 1710원으로 휘발유보다 10% 정도 싸다. 골프 1.6 블루모션(경유·L당 21.9㎞)을 이용하면 서울~부산 왕복 기름값은 공인 연비 기준으로 6만5000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