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최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가운데 6개 저축은행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지급금 신청을 받고 있는데 예보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워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접속을 시도하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자주 접속 불능 상태에 빠졌고, 이에 따라 인터넷 신청을 포기한 고객들이 직접 저축은행으로 나오는 바람에 점포가 북새통을 이뤘다. 4일 오전 서울 논현동 부산중앙저축은행에 나온 30대 예금자는 "인터넷 접속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직접 신청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해저축은행 예금자를 대상으로 가지급금 신청을 받기 시작한 4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보해저축은행 광주지점에 예금주들이 가지급금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예보가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고객 숫자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 2일부터 부산·대전저축은행, 4일부터는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저축은행 예금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가지급금을 내주고 있다.

6개 저축은행의 예금자는 45만7000여명에 달하며, 지난 2~4일에 인터넷과 현장 신청을 합쳐 모두 5만6367명의 예금자가 7680억원의 가지급금을 받아갔다. 하지만 예보는 동시 접속 인원을 고작 1500명 정도로 예상하고 회선을 준비했다.

첫날인 2일 오전 약 2만명이 동시에 접속을 시도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예보는 2시간 만에 홈페이지 접속을 막았다. 예보는 이날 밤 급하게 회선을 증설했지만, 순간 동시접속자는 4000명을 넘지 못하고 있어 3일과 4일에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접속에 실패한 고객들이 홈페이지에 게시된 상담전화로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전화가 연결된 예보 정보시스템실에 직원이 20여명밖에 없어 순간 1만통까지 쏟아진 전화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예보측은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접속하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중단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동시 접속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도민저축은행은 7일부터 가지급금 신청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