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내전 상황으로 치닫자 전세계가 숨을 죽이고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튀니지, 이집트에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이미 리비아 뿐만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전 지역으로 확산된 상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중동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무엇보다 유가 때문이다. 유가불안으로 이제 막 불씨가 살아나던 글로벌 경기회복이 다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미 원유가격은 최근 2년새 최고가까지 뛰었다. 중동 지역의 소소한 뉴스 하나하나에 큰 폭으로 뛰었다가 다시 잠잠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 때마다 주가도 출렁거리는 양상이다.

◆ 불안불안 중동정세..시선은 온통 유가

이같은 분위기는 이번 한 주도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한 주 내내 내리다가 주말이 되서야 반등, 심리적 지지선인 120일 이동평균선(1950)은 물론 1960선 회복에 성공했다. 주말 뉴욕 다우존스 지수도 나흘만의 상승세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증산을 약속했고 송유관을 파괴하겠다던 리비아가 이를 철회하자 유가가 잠시나마 안정국면에 진입한 결과다. 물론 미국의 소비자 심리지수가 상승한 것도 투자심리 진작에 도움이 됐다.

긴장감은 남아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향후 증시 붐을 예고하기는 마찬가지이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중동지역에 꽂혀있다. 유가가 안정국면에 접어들지 못하는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주가전망 역시 의미가 없다는 진단이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리비아 사태로 경제 관련 불안심리가 커지고 투자심리는 급속하게 냉각 중"이라며 "자극적인 유가 전망이나 임계수준에 의미를 두지 말고 유가 변동기 가격 변수들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하는 지에 신경쓰라"고 주문했다.

◆싸지는 주가..기회만 된다면

국내증시는 당분간 가뜩이나 높던 인플레이션 부담에 유가급등까지 더해지면서 급등락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섣부른 예단보다는 확인하고 가는 자세가 중요한 시점이다.

다만 주가가 빠지면 빠질수록 가격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음도 주지해야 할 사실이다. 중동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이에 유가가 급등해 지금의 경기회복 선순환 구조가 망가지는 상황만 아니라면 말이다.

현재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9.6배 수준으로 단기 고점을 찍었던 지난 1월말의 10.4배보다는 한참 내려왔다. 2분기를 기점으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개선세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저가매수에 대한 기대도 무리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지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리비아 사태가 더이상 악화되지만 않는다면 지수의 추가하락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추격매도보다는 하락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과거 급락 후 반등장에서 낙폭과대주의 상승 강도가 가장 컸음을 상기, 지난 1월말 대비 10% 이상 하락한 건설과 운수창고, 운수장비, 기계업종 등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