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식품업체 네슬레는 작년 말 아침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는 시리얼 상자에 3D(입체) 안경을 부착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상자에 붙어있는 안경을 조립해서 쓰고 네슬레 사이트에 접속하면 생생한 3D영상으로 신나는 자전거 경주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이 제품은 어린이는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어 두 달여 동안 420만 상자가 팔려나갔다.
프랑스의 다소시스템(Dassault Systems)은 네슬레에 이 3D기술을 제공한 회사다. 최근 방한한 이 회사 버나드 샬레(Charles·사진) 회장은 "영화나 TV뿐만 아니라 일반상품에도 3D 기술을 적용하면 고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등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소시스템은 항공기·자동차·전자제품 등을 입체적으로 설계하고 모의실험을 하는 데 쓰는 디자인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자다. 지난해 2조3000억원의 매출과 4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기업도 다소시스템의 오랜 고객이다.
이 회사는 최근 기업용 시장에 이어 일반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3D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앱)을 선보였다. 아이폰용으로 내놓은 '3DVIA 모바일'이라는 앱은 3차원 그래픽을 통해 사물의 구석구석을 현실감 있게 관찰할 수 있다. 샬레 회장은 "3D 기술을 온라인 쇼핑몰에 적용하면 고객이 관심 있는 제품을 360도 돌려볼 수 있고, 특정 부분을 크게 확대해 자세히 관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현실감 있는 상품구매 가이드를 제공하는 셈이다.
다소시스템은 작년 상반기 대구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한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다소에 한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샬레 회장은 "전자·자동차·조선 분야에서 세계적 회사들이 포진해 있는 한국의 우수한 엔지니어들과 함께 전 세계 시장에 영향을 미칠 3D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