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본이 녹색산업과 녹색금융에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청정에너지에 대한 세계 투자 규모는 2430억달러(약 271조원)로 2006년 투자 규모의 2배를 기록했다. 미국은 신재생 에너지산업에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마련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영국의 경우 2020년까지 1000억파운드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여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는 그린혁명 프로젝트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투자 전문 매체 조선비즈가 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녹색금융 국제포럼'에서 우르술라 섀이퍼-프로스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는 "오는 2030년까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투자 수요가 매년 1400억달러(약 1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특별 연설을 맡은 한승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소장(전 국무총리)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조적인 혁신, 신기술을 갖춘 녹색산업과 금융이 신(新)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 밝은 녹색산업은 태양열·풍력
이날 포럼에서 녹색투자 전문가들은 여러 종류의 신재생에너지 중 특히 태양열과 풍력 발전의 투자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간판 벤처캐피탈 중 하나인 DFJ아테나의 페리 하(Perry Ha) 대표는 "전 세계 태양열 에너지 시장은 현재 20기가와트(GW)로 전체 에너지 시장의 0.2% 수준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100배 성장해 그 비중이 전체 시장의 9%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풍력발전은 120기가와트로 전체 에너지 시장에서 1.3%를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10년 후에는 그 비중이 8%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풍력발전 분야를 가장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나서는 나라가 중국이다. 셰수장(解樹江) 중국에너지경제연구원 집행원장은 "중국의 풍부한 풍력자원에 비해 현재 설치된 풍력발전 시설은 100분의 1 수준에 그쳐 앞으로 관련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풍력발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들에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에 대해 부가가치세의 50%를 환급해주고 무상 대출을 해주는 등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력을 언제 사용하느냐를 효율적으로 조절해 에너지 절약 효과를 내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도 주목해야 할 녹색산업 분야로 꼽혔다. 스마트 그리드 관련 기술에서 가장 앞선 글로벌 기업의 하나로 꼽히는 에너녹(enernoc)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다음 정부, 계속 추진해야 할 정책은 녹색성장"
조선비즈가 지난달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현 정부 정책 중 다음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서 추진돼야 할 정책으로는 단연 '녹색성장'(전체 응답자의 54%)이 꼽혔다. 지난달 녹색성장위원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대다수(81.2%)가 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환경비서관은 "녹색 성장은 한 정부 내에서 단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특정 정부의 정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중장기 국가 미래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란 태양열·풍력·조력·수소연료전지·지열 등의 친환경 녹색 에너지로, 석유나 석탄과 달리 공해를 만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똑똑한 전력망이라는 뜻.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전력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녹색산업의 주요 분야 중 하나로, 사전에 전력 수급을 조절해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