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국에서 추진 중인 신도시 건설·택지개발 등 각종 개발사업이 1년 이상 중단되면서 해당지역 주민 피해와 혼란이 커지고 있다.
사업중단 장기화로 국내 최대 '부채 공기업'인 LH의 빚도 1년 만에 16조5000억원이나 불어나, 지난 연말 기준으로 사상 처음 120조원(금융부채와 분양선수금, 임대주택보증금 등을 합친 총부채)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토해양부와 LH에 따르면 LH가 2009년 10월 이후 1년 넘게 추진했던 '사업재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중단된 사업장이 최소 6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추진 중인 사업조정대상은 총 138개. 이 중에서 조정이 끝난 곳은 전북 부안 변산·경기 성남 대장지구 등 6곳뿐이다. LH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세종시·혁신도시 등 조정대상에서 빠진 국책사업을 제외한 60여개는 진행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채 사업추진이 어정쩡하게 중단돼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현재 전국 34개 지구에 대한 사업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중단으로 주민 피해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기 파주 운정3지구는 LH가 작년 말까지 끝내기로 했던 토지보상이 지연되면서 보상을 기대한 주민 1700여명이 인근에 대체 농지를 사기 위해 빌린 대출금만 1조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주민보상대책위원회는 추산했다.
LH는 사업조정을 서둘러 6월 말까지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조정 대상에 포함된 해당 지역 지자체와 국회의원, 주민반발이 계속돼 조정완료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업추진이 이런저런 이유로 중단되고 진행 여부조차 불투명해 지는 사이 LH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잠정 결산 결과 총부채가 125조7000억원으로 전년(109조2000억원)보다 16조5000억원(15%)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는 90조7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7%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1인당 260만원꼴이며, 한국 국가 채무의 30%를 넘는 것이다. LH가 하루에 내야 하는 이자도 100억원을 웃돈다. LH 관계자는 "사업 조정이 늦어지면 질수록 부채 역시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H의 부채는 옛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하기 이전인 2003년(11조원)과 비교하면 7년 만에 11배 이상 급증했다. 건국대 이현석 교수는 "LH의 빚과 이자가 늘어나면 결국 국민부담만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