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적이 좋으면 주가는 올라야 한다.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이 많다면 기업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말처럼 기업의 실적이 그대로 주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실적 향상이 항상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지난달 27일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현대차의 주가는 실적발표 당일 19만6000원이었지만 1일 종가 기준으로 18만1000원까지 내렸다.
 
LG이노텍(011070)은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지만, 실적개선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열흘 동안 주가는 1만6000원이 뛰어 1일 현재 14만4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처럼 실적이 주가로 바로 이어지지 않거나 주가가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개별 종목의 특성과 투자자들의 매매 타이밍(시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적이 좋게 발표되더라도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치거나,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를 토대로 미리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는 하락할 수도 있다.
 
또한 실적발표 당시 주가가 고평가돼 있으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반면 저평가된 주식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며 강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와 기업의 실적은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가 국내 상장사 566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까지 누계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매출액이 증가한 433개사의 주가는 평균 25.37%, 영업이익이 증가한 321개사의 주가는 평균 31.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전체를 놓고 봐도 실적과 주가는 같이 움직인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분기별 순이익 평균 증감과 코스피 지수 추이를 비교한 결과 약 0.63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실적과 주가는 63% 정도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주상철 투자전략팀장은 "2007년 4분기 순이익 평균은 10조5000억원, 코스피 지수 평균은 1941포인트였다"며 "2010년 4분기 순이익 평균은 19조4000억원으로 2007년보다 훨씬 많지만 코스피 지수 평균은 당시와 비슷한 1945포인트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코스피 지수가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