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뜻하지 않은 악재에 일격을 당했다. 이집트의 정정불안으로 인해 다우존스 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수들이 모두 1% 넘게 밀렸던 것. 나스닥 지수의 하락률은 2.48%에 달했다.
뉴욕에서는 이번 사태로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기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안그래도 8주연속 상승했다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던 터라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국내증시 역시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간밤에 거래됐던 야간선물 시장은 1.54% 하락했고 31일 코스피 지수는 1%대의 하락률로 하루를 시작했다. 기대를 모았던 2100선 안착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듯 하다.
◆ 이집트 사태, 유가가 문제다.
이집트 문제의 핵심은 유가다. 이집트는 원유의 생산 및 수출비중이 얼마되지 않지만 엄연히 중동국가 중 한나라다. 지난주말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사이 국제유가는 4% 가량 급등했다.
이집트에선 30년 장기집권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민중시위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여타 중동 국가들의 정치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이집트 사태가 다른 인접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특히 이집트 수출 길목에 자리잡고 있는 수에즈 운하는 유가 급등을 부채질한 주범이다.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 중동에서 생산된 원유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야 한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은 수에즈 운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 재정의 4%, 경상수지 서비스 수입의 20%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 단기조정 요인은 되겠지만
뉴욕도 그렇지만 국내증시 역시 단기간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이 있다. 별다른 조정 요인이 없다가 이번 이집트 사태를 통해 단기적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사실 이집트 사태로 뉴욕증시가 그렇게 빠졌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유럽의 재정위기도 이겨냈는데 이 정도 악재를 극복하지 못할리 없다"고 단언했다.
다행히도 국내증시는 설 연휴를 맞아 이번주에는 사흘만 열려 악재를 반영하는 기간도 짧다. 설 연휴기간동안 사태가 얼마나 호전될 지의 여부에 따라 다음주, 혹은 2월 증시의 양상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선 장기적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기회로 조정을 받으면 저가매수에 들어가라고 조언하고 있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위원은 "이집트 사태는 이미 유럽이나 미국 증시엔 선반영됐다"며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는 사태가 해결되면 반등탄력도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