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할까. 10만원으로도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까.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을까.'

투자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주식워런트증권(Equity Linked Warrant), 즉 ELW는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증권이다. '파생상품'의 성격을 갖지만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지난 2005년 12월 처음 등장해 거래대금 기준 세계 2위의 시장이 됐고, 작년 한 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ELW는 사고팔 수 있는 권리만 따로 떼어 거래한다. 예를 들어 2011년 3월까지 서울에서 하는 어떤 공연이라도 1만원을 내고 볼 수 있는 티켓이 있다고 하자. 보고자 하는 공연의 입장료가 2만원이라면 이 티켓은 최소 1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의 입장료가 비싸질수록 이 티켓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고 티켓의 가치는 공연 입장료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극장들이 더 많은 관객유치를 위해 입장료 가격을 9000원으로 낮추기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민할 필요없이 9000원을 내고 보면 된다. 그래도 3월 전에 가격이 오를 수도 있으니 지갑 속에 보관해 둘 만한 가치 정도는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할인티켓은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때만 제시하고 불리할 때는 그냥 없었던 일로 해버리면 된다.

이 할인티켓과 입장료의 관계에 ELW와 주식을 대입시켜 보자. 할인티켓은 ELW라는 권리증서가 되고 입장료는 주가가 된다. 2011년 3월은 ELW의 만기가 되고 1만원은 시장에서 약속한 '행사가격'이 된다. ELW는 할인티켓과 같이 내가 유리할 때만 사용하면 되는 권리다. 물론 이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가격을 지급해야 한다. 가격은 대개 1주당 500원에서 1000원 정도가 주를 이룬다.

ELW라는 권리의 가치는 기본적으로 주가(입장료)와 약속한 행사가격(미리 제시한 1만원)에 따라 결정된다. 이렇게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을 '내재가치'라고 한다. 또한 만기까지 주가에 따라 추가적으로 이익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것을 '시간가치'라고 한다. 이 '시간가치'는 투자자에게 있어서는 ELW의 레버리지 효과 대신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된다. 시간이 지나가면 그만큼 이익을 거둘 가능성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ELW 거래를 위해 별도로 등록을 할 필요 없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이용해 주식처럼 사고팔면 된다. 다만 다음 달 1일부터는 신규 거래자의 경우 사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선물이나 옵션의 경우 매일 정산이 이뤄져 계좌에서 돈이 들어오고 나가지만, ELW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매매를 완료한 시점에 정산이 이뤄진다.

ELW 투자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기초자산의 선정과 방향성(가격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예측에 달렸다. 결국 ELW라는 것도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초자산의 방향성을 예측해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콜ELW'를, 반대라면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풋ELW'를 선택하면 된다. 방향성 예측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예상대로 움직일 것을 감안한 것이어야 한다. ELW는 만기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자신이 예상한 대로 움직일 것을 마냥 기다릴 만한 시간이 없다.

기초자산을 정했다면 만기와 행사가격 수준을 정해야 한다. 만기는 적정한 기회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최소 2개월 이상 남은 종목을 선택하고 행사가격은 기초자산의 가격과 너무 멀지 않은 수준을 선택한다. 행사가격은 만기까지 도달해야 하는 목표가격 같은 것인데 너무 높거나(콜) 낮으면(풋) 목표가를 달성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ELW는 적은 돈으로도 높은 수익을 가능하게 하는 '레버리지 효과'라는 매력에 거래의 편의성과 낮은 비용까지 갖추고 있는 장점이 많은 상품이다.

그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예측이 잘못되면 매력이었던 레버리지 효과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 기간이 정해진 권리라는 시간의 제약도 단점이다. 또 평소에는 유동성공급자(LP)가 개인이 낸 주문을 의무적으로 받아주도록 돼 있기 때문에 매매에 불편이 없지만 개별종목 ELW의 경우 만기를 앞둔 5영업일간은 이 같은 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에 거래가 적은 종목의 경우 매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