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기업을 집중 조명하는 52주 프로젝트의 첫 번째 테마는 태양광 산업이다. 신성홀딩스는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반도체인 태양전지(Solar Cell)를 생산하는 업체. 냉동기, 공기정화기(FFU), LCD(액정표시장치) 유리기판 이동장치 등 30년간 공장에서 필요한 정밀기기와 설비를 제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성홀딩스는 세계 최고 효율을 바탕으로 중국 태양전지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음은 이완근 신성홀딩스 회장 등 신성홀딩스 경영진과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일문일답.

충청북도 증평군 신성홀딩스 연구소 연구원들이 고효율 태양전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 태양전지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과 합작으로 개발한 것으로 세계 신기록인 19.6% 광변환효율을 달성했다.

◆19.6% 세계 최고 효율로 중국 업체와 승부

―중국은 향후 10년 동안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7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을 따라잡기엔 역부족 아닌가.

"1인당 생산력을 높이면 된다. 중국은 공장 운영, 인력 숙련도 등에서 뒤떨어진다.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한국 노동자의 4분의 1이지만 숙련도가 낮아서 2~3배 많은 인원을 동원한다. 신성홀딩스의 노동생산성이 1인당 0.71메가와트(MW)인데 중국과 대만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태양광 제조 장비도 국산화했다. 덕분에 투자금이 340억원에서 240억원으로 40%가량 절감됐다. 지난해 태양전지 판매 가격이 W당 32센트 정도였는데 원가경쟁력이 가장 좋은 중국의 제이에이 솔라(JA solar)의 판매가격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본격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신성홀딩스의 태양전지는 세계 최고의 변환효율을 자랑한다. 변환효율이란 태양전지에 입사된 빛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는 비율인데, 신성홀딩스의 평균 변환효율은 18.25%로 세계적이다. 중국업체들은 17% 중·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신성홀딩스 연구소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UNSW)와 공동 연구를 통해 태양전지 광변환효율 세계 신기록인 19.6%를 달성했다."

◆1년 만에 적자에서 220억원 흑자

―2009년 적자였다가 지난해 매출 215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는데 비결은.

"금융위기 여파로 위축됐던 태양광 시장이 회복단계에 들어섰다. 고효율 태양전지 판매가 67%로 확대됐고 고객업체도 8개에서 18개로 늘었다. 중요한 것은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거뒀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 중 5%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업체도 드물다. 생산 기술력을 확보, 제조원가를 낮춘 덕분이다."

―신성홀딩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46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대로 잡았다. 가능한가.

"아직 공시 전이라 밝히기 힘들지만, 가능하리라 본다.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매출액 중 절반 정도를 이미 확보했고 2월 말에 4기 생산라인이 완성되면 판매처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전지와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가격 차이도 일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도 예전보다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차입금이 1600억원에 이르는 등 부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행 차입금이 1600억원, 부채비율이 140%였다. 이 중 원재료 구입비 400억원, 생산라인 증설자금 240억원을 제외하고 나면 많은 편은 아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을 갚고 나면 부채비율은 120% 정도로 떨어질 것이다. 앞으로는 투자 비용도 차입 대신 자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빠르면 2014년 그리드패러티 기대"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은 수직계열화에서 나온다.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한국실리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웅진에너지, 오성엘에스티 등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웨이퍼도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고 있다. 필요한 웨이퍼의 40~50%를 자체 보유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계열사인 신성씨에스 등에서 태양광 시스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리드패러티(grid parity·태양광과 기존 화력발전 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는 언제 올 것으로 보나.

"지난해 태양광 시장규모가 16GW였는데 올해는 20GW를 넘어설 전망이다. 3~5년 뒤에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하고 관련 시장도 급속히 팽창할 것이다. 신성홀딩스가 공장 4기 라인 가동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2월에 시작하는 것도 수요 급증에 대비한 것이다. 이 같은 속도라면 2015년까지 1GW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에는 신성홀딩스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

"몇 년 전만 해도 해외 기업설명회를 가면 한국에서도 태양전지를 만드느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세계 시장에서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드는 선도회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에서의 평가가 좋다."

[신성홀딩스 투자 조언]
한국실리콘 지분율 계속 낮아져… 원료 수급에 차질 생길 수도

신성홀딩스가 보유 중인 전략적 파트너 한국실리콘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실리콘은 신성홀딩스가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지난 2008년 오성엘에스티와 함께 4대 6의 비율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신성홀딩스는 2008년 당시만 해도 한국실리콘 지분 40%를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는 지분율이 20.17%까지 떨어졌다. 한국실리콘의 증자 때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성엘에스티의 계열사인 수성기술이 보유한 전환사채(CB, 올해 주식으로 전환가능)까지 고려하면, 신성홀딩스 지분율은 16.42%로 낮아진다. 신성홀딩스는 오성엘에스티(1대 주주 51.46%), 수성기술(2대 주주 32.11%)에 이은 3대 주주가 되는 셈이다.

신성홀딩스 이상권 재무담당 상무는 "처음부터 한국실리콘의 경영에 참여할 의사는 없었다"면서 "실리콘을 안정적으로 수급받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실리콘에) 추가 투자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신성홀딩스가 한국실리콘의 전략적 주주에서 단순 주주로 이동함에 따라 합작사 설립을 통해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안정적으로 실리콘을 공급받겠다는 신성홀딩스의 당초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국실리콘 입장에서 신성홀딩스는 주요 공급처이지 우선 납품처는 아니기 때문이다.

신성홀딩스가 한국실리콘과의 장기 구매 계약(1300만달러·약 145억원 선급금 지급)을 통해 공급받기로 한 폴리실리콘 규모(2015년까지 연간 375t)는 폴리실리콘 가격 폭등 등 위기시 필요한 최소한의 폴리실리콘 양이다. 신성홀딩스는 내달부터 250MW(메가와트)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되는데, 연간 1500t 규모의 추가 폴리실리콘이 필요하다. 다만 신성홀딩스가 보유한 한국실리콘의 지분 가치는 상당하다. 한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한국실리콘의 기업 가치가 4000억원 이상에 이르며 신성홀딩스 지분 가치도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