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담합 및 부당 인상 여부에 대한 대대적인 직권조사에 나선 가운데 두부와 커피 등 식료품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제품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오는 25일과 24일부터 각각 포장두부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고 12일 밝혔다. 각 6개 품목에 대한 인상폭은 풀무원이 평균 5.7%, CJ제일제당 평균 7.7%이다.
동서식품도 17일부터 맥스웰 캔커피 가격을 출고가 기준으로 평균 10% 내린다고 밝혔다.
풀무원과 CJ는 지난해 말 급등한 국내산 콩 가격으로 원재료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포장 두부 가격을 평균 20.5%, 17.9% 인상한 바 있다.
식품업체들의 이같은 가격인하는 지난 7일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가 "두부와 커피 가격을 다시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한 지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 결정된 것이어서 정부의 무언의 압박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제품가격 인상을 주도했거나 가격인상을 계획 중인 주요 업체들을 대상으로 직권조사에 나선 것도 제품가격 인하를 앞당긴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말연초 제품가격을 올린 기업들은 지난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 가격인하 이유에 대해서는 "설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로 두부의 원료가 되는 국내산 콩의 가격은 지난해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커피의 원료가 되는 국제 커피 원두 가격도 꾸준히 올라 1년 전에 비해 60% 넘게 올랐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이번의 가격인하로 경쟁이 치열한 커피음료 시장에서 캔커피 수요를 진작시키고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에 영향받았음을 시사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지난 주 설 이전에 커피와 두부값을 내리기로 했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가 나온 후 내부적으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값을 내릴 계획이 없었다"면서도 "오전에 사장님의 지시로 갑작스레 가격 인하 회의를 열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하된 제품 가격의 유지 기간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책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인하된 제품 가격은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초에 초코파이, 코카콜라, 칠성사이다의 가격인상을 추진하던 오리온, 코카콜라, 롯데칠성음료 등은 일단 설 연휴 이후로 가격인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