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올해 초 화두는 단연 저축은행 구조조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침체를 거치면서 곪을 대로 곪아 온 저축은행 부동산개발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문제가 이젠 더 버티기 어려워진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 부실 문제는 얼마나 심각하며, 왜 이렇게 악화됐을까.

◆ 작년 9월말 저축은행 PF 연체율 '24.3%'

지난해 9월말 기준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24.3%에 달한다. PF 대출 4 건 중 1건이 연체 상태라는 얘기다. 은행의 일반 대출 연체율이 1~2%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연체율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2005년말 9.1% 수준이었지만 불과 4년여 만에 2배 반이 넘게 치솟았다. 대출 규모도 같은 기간 6조3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2배 급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단기간 내에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어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명회를 열고 "저축은행의 PF 대출 부실을 구조조정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011년 저축은행 5곳이 파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저축은행 부실화로 저축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예금보험기금 계정은 지난해 8월말 기준으로 3조2000억원 적자인 상태다.

◆ 왜 이렇게 부실해졌나

저축은행 PF 대출 부실 원인은 저축은행 경영자들의 무분별한 대출경쟁과 리스크(부실위험) 관리 미비, 부동산경기 침체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당국도 관련 부실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2006년 8월부터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8% 이상이고 고정이하여신(떼일 염려가 큰 대출) 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을 이른바 '88클럽'으로 분류,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선 기업고객당 최고 80억원으로 제한하던 대출영업 한도금액을 풀어줬다. 금융권은 이러한 대출규제 완화가 저축은행간 PF 대출영업 과열을 부채질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시 저축은행당 PF 대출을 총 대출규모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30% 룰'을 도입했지만 상당수 저축은행이 이미 PF 대출 비중이 30%를 넘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에게 PF 대출 감축계획을 받아 실행토록 했지만 좀처럼 PF대출 잔액은 줄지 않았고 오히려 늘어나기만 했다.

금융당국은 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부실화된 저축은행을 덩치가 큰 저축은행이 인수·합병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형 저축은행마저 동반 부실화되는 부작용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