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업종을 통틀어 고객만족도가 가장 뛰어난 기업은 삼성물산(건설부문)이었다. 삼성물산은 한국생산성본부조선일보가 공동으로 56개 산업 분야 248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86점을 받아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영진전문대학(85점), 3위는 대림산업(84점)이었다.

지난해 국가 차원의 고객만족도는 72.3점으로 1998년 첫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호텔·아파트 등이 강세를 보였다.

작년 고객만족도 역대 최고… 호텔·아파트 등 강세

지난해 조사 대상 56개 산업 중 39개 산업의 고객만족도가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상수도서비스로, 2009년 업종 평균 65점에서 작년 71점으로 9.2% 상승했다. 79점을 기록한 아파트도 전년(73점) 대비 8.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는 업종별 고객만족도 순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 직원이 고객의 집을 찾아 주방을 청소해 주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아파트 입주민에게 일정 기간 동안 청소와 집수리 등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업종별 순위 2위는 호텔업이 차지했다. 기업·기관별 순위에서 상위 10위 안에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인터컨티넨탈호텔(82점·4위)과 롯데호텔(81점·5위), 신라호텔(80점·8위), 메리어트호텔(79점·9위), 쉐라톤워커힐호텔(78점·10위) 등은 고객 불만사항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개선하는 자체 프로그램을 시행, 고객들이 체감하는 인지 품질(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한 후 이를 주관적으로 평가한 품질)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에서도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는 TV는 75점으로 업종별 순위에서 국내항공·국제항공·우편서비스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TV홈쇼핑·영화관 등은 만족도 하락

2009년과 비교해 고객만족도가 떨어진 업종도 있었다. TV홈쇼핑과 승용차, 영화관서비스, 전력공급서비스 등 모두 6개 업종이 하락했다.

TV홈쇼핑은 지난해 69점으로 전년(71점) 대비 2.8% 떨어졌다. 업계를 주도할만한 히트 상품이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화관은 3D(입체영상) 영화 상영 등 서비스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 관람료가 오른 영향으로 고객만족도가 떨어졌다.

영진전문대학 학생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사람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분석하는 실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문대학의 고객만족도는 68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업종별 순위에서 전체 56개 업종 중 5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영진전문대학(2위)과 대경대학(7위)은 학생들의 역량개발 프로그램과 취업지원 프로그램 등을 강화하고, 장학금 수혜대상 학생 수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으로 기업·기관별 순위 상위에 올랐다.

김형범 생산성본부 컨설팅본부장은 "경기 회복과 맞물려 서비스·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올라갔다"며 "고객 불만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대응한 기업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27개국서 같은 조사… 미국과 격차 꾸준히 줄어들어

한국생산성본부와 조선일보가 1998년부터 조사해 발표해 온 국가고객만족도(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는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 중인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이를 직접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이 평가한 만족의 정도를 측정해 계량화한 지표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총 27개국에서 같은 조사 모델을 바탕으로 고객만족도를 측정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 차원 고객만족도는 72.3점으로 미국(ACSI·75.7점)보다 3.4점 낮았다. 하지만 두 나라 점수 격차는 조사 첫해인 1998년 13.8점에서 2002년 6.0점, 2006년 3.6점 등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특히 호텔과 항공산업, 이동전화서비스, 우편서비스 등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반면 택배와 음료, 남성정장 등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11~13점 떨어졌다. 승용차 부문에서도 한국은 71점으로 미국(82점)보다 11점 낮았다. 특히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포드·GM 등 미국 기업보다 유럽·일본·한국 자동차 기업의 고객만족도가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