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각종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인천도시개발공사의 현재 부채는 5조원쯤 된다.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공기업 한 곳이 떠안고 있기에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회사가 참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의 총 사업비도 17조원에 이른다.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확실한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9월 인천도시개발공사의 경영을 맡게 된 이춘희 사장을 최근 인천 만수동 사옥에서 만났다.

"과거에는 시장(市長)이 마구잡이로 벌인 개발사업을 공사가 무조건 떠맡다 보니 이 지경이 됐어요. 하지만 제가 있는 동안 시장이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사업을 벌이지는 않을 겁니다. 되는 일은 하고, 안 되는 일은 안된다고 거절해야지요."

이 사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나는 인천에 연고도 없고, 지금 인천시장과 별다른 친분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옛 건설교통부 주택도시국장과 차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 사장은 취임 직후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사가 추진 중인 28개 사업 가운데 6개를 포기하고 12개는 사업 내용을 변경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포기하는 사업은 송도5공구 1단지·하버파크호텔·송도 석산사업 등이다. 영종하늘도시의 밀라노디자인시티 사업계획도 축소하거나 바꿀 계획이다. PF사업도 대부분 재조정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중앙정부나 정치권 눈치도 봐야 하고, 지자체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쉽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인천시가 구조조정에 동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사장은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인천이 여전히 개발가능성이 큰 지역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제3경인고속도로·경인운하·인천국제공항 전철 등이 잇따라 개통되면 교통망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경기 남부지역이 집중 개발된 이유도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도로와 지하철이 대거 늘어난 영향이 컸다"며 "앞으로 교통이 좋아지는 수도권 서부지역과 인천이 개발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