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당수는 전기전자업종을 현재는 물론 내년에도 최우선 추천 종목으로 꼽고 있다. 대표주
삼성전자(005930)
는 지난 3일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이런 기대를 잘 보여줬다. 그런데 같은 반도체 메모리업체인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최근 내년도 실적 전망을 두고 적자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가 사실상의 매도 보고서를 내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 KTB證, "내년도 영업익 적자전환, 목표가 2만3000원"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하이닉스에 대해 DRAM 가격 하락 영향으로 4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내년에도 연간 실적으로 적자 전환할 것 같다며 목표주가를 2만4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그 전날 하이닉스 종가가 2만48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사실상의 매도 의견을 낸 것이다.
최성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날 보고서를 통해 "PC수요가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예상보다 DRAM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며 "4분기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3910억원에서 2660억원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DRAM 고정거래 가격이 1.2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다음 달부터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며 "내년에 연간 약 712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전에 발표된 흔하지 않은 매도 의견 보고서에 이 날 하이닉스의 주가는 5.24%나 하락한 2만3500원로 마감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반등을 못하며 3일 종가가 2만3450원이다.
◆ DRAM 가격 하락 주가에 이미 반영, 내년부터 좋아진다
KTB투자증권의 매도 보고서에 주가가 급락하자 바로 다음날부터 다수의 증권사는 이를 반박하는 매수 보고서를 냈다. DRAM 가격 하락으로 인한 실적 하락은 올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만 지속할 것이고 2분기 이후부터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김도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DRAM 가격 하락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기업들의 교체 수요가 늘고 신기능을 채용한 노트북 PC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DRAM 시장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분기 적자전환 시나리오는 이미 10월 이전 주가 급락시기에 선반영됐다"며 "연말까지 재고를 덤핑한 후 가격 하락이 진정된 후에는 내년부터는 실적이 좋아질 것인만큼 연말 주가 조정을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과 동부증권이 밝힌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810억원, 3789억원이고 목표주가는 각각 3만2000원, 3만4000원이다.
KB투자증권은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아야 하겠지만 DRAM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선두업체들이 대만과 일본 등 경쟁업체들이 퇴출하게 시키거나 따돌릴 가능성이 커진다"며 "업황이 좋아질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분기와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3510억원, 2050억원으로 예상하고 목표주가를 3만7000원으로 전망했다.
외국계 증권사 간에도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BOA메릴린치증권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DRAM 가격이 12월 중순쯤 1달러 수준에서 바닥을 보이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수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3만6500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다이와증권은 DRAM 가격 하락을 반영해 4분기 영업이익을 4050억원으로 하향조정한다며 목표주가를 2만7000원으로 유지했다.
매도 의견도 이 날 이후에도 소수지만 계속됐다. 도이치증권은 2일 DRAM 가격 하락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2200억원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1만8000원으로 유지하며 매도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