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IT 업계 경험이 전무(全無)한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콘텐츠 담당 전무로 영입하려는 데 대해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9세의 나이에 MBC 기자·앵커 경력뿐인 김 전 대변인을 KT 미디어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 전략담당 전무로 내정하자, 50대 초·중반 상무보가 대부분인 KT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합니다.

KT는 신설한 '콘텐츠 전략담당' 직에 대해 "KT그룹 차원의 장기적인 콘텐츠 전략 방향과 사업을 설정하고 최적화하는 자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KT 안팎에서는 "김 전 대변인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사람을 위해 자리를 만듦)이 아니냐"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1일 낸 성명에서 "이번 인사는 청와대와 KT, 인터넷진흥원으로 이어지는 3각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신인 김희정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고,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 출신인 KT의 서종렬 본부장은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이어서 김 전 대변인이 KT로 영입됐다는 것이지요.

이번 인사가 청와대의 '낙하산'이 아니라 이석채 KT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김 전 대변인을 소개받았고 인터뷰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낙하산 우려 등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지만, 이 회장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경위가 어떻든지 대다수 KT 임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고참 직원은 "20년씩 열심히 근무해도 부장 직위조차 못 달고 나가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비(非)전문가를 덜컥 전무로 영입하는 건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