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주식시장은 '서울 G20 정상회의' 회의 첫날인 지난 11일 장중에 코스피지수가 1976까지 오르며 주가지수 2000시대를 맞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날 외국인의 매물 폭탄으로 53포인트가 하락했고 이후에는 아일랜드 등 남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중국의 긴축 우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등의 이유로 코스피지수가 1900을 밑돌기도 했다. 10월말 코스피지수가 1882였으나 11월말에는 1904를 기록하며 소폭 오르기는 했으나 한 달 내에 등락폭이 큰 장세였다.

상당수 증권사는 12월 증시에도 11월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주요 변수들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따라서 11월과 마찬가지로 증시의 등락폭이 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의 상승 기조는 여전해 코스피지수 예상치 상단을 2000으로 잡은 곳이 많았다.

11월에 이루지 못한 코스피지수 2000 돌파를 12월에는 달성할 수 있을까.

◆ 12월의 크리스마스는 없다?

크리스마스를 전후에 연말과 연초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산타랠리(Santa rally)'라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소비가 늘어나며 관련 기업들의 매출도 커지며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올해에도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나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4분기 주식시장이 매월 연중 고점을 경신하고 있어 12월 주식시장도 상승을 이어가리란 기대가 있으나 산타랠리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유동성에만 의존해왔다는 점은 큰 단점"이라며 "11월 옵션만기일의 상처가 지워지지 않아 12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대한 부담이 있고, 3분기 실적발표 후 주요기업의 4분기 이익 전망이 하향조정되고 있어 증시의 저가 매력은 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결합한다면 투자심리가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국내 증시 삼재(三災)는?

11월에 불거졌던 국내 증시의 악재 요인은 아일랜드 등 남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중국의 긴축 우려감,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다. 12월에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은 단기에 극복할 성격이 아니어서 증시의 등락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유럽안정기금(EFSF)이 가동됐는데 만약 아일랜드 이외의 국가로 위기가 확산한다면 기금의 증액이 불가피한데 이럴 경우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지급보증 부담이 늘고 정치적으로 이슈화돼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스페인의 재정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EFSF로 해결하기 어려워 해법을 찾고 합의에 이르는데 시간이 필요해 증시의 불확실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의 문제가 진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일랜드발 유럽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등으로의 확산하고 있지만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일랜드 정부가 구제금융 수용과 함께 재정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고 EFSF를 통해 조달 가능한 금액이 재정위기 국가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보다 4배 이상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로지역 중심국들의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해 충분히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긴축 정책에 대해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증권사별로 증시 영향력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금씩 달랐다.

IBK투자증권은 현재의 중국 긴축정책이 식료품 가격 급등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던 지난 2006년과 유사한 상황이어서 중국 정부의 긴축기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6년 당시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기까지 2~3차례 지급준비율 인상과 기준금리 인상을 반복했다"며 "내년 춘절 전후까지 긴축정책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중국의 긴축 정책은 중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상품시장과 신흥국가의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과열에 대한 경계와 정책 수단의 확보를 위한 것으로 정상적인 대응의 범주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며 "충격적인 대응을 한다면 금융시장의 영향이 클 수 있지만 점진적인 대응을 통해 성장추세를 관리한다면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됐을 경우 증시에 주는 충격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직접적인 지상공격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네 나라(한국ㆍ북한ㆍ미국ㆍ중국)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져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거래대금이 감소해 국내 증시가 매수주체 부재라는 악재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지만 증시에는 단기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만 작용하고 증시의 상승 추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성락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무력 도발을 통해 미국의 체제 세습 인정과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라며 "다른 이해당사자 모두가 확전을 바라지 않고 있어 국제정치학상 실리를 추구해 최악 사태의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 악재 있어도 코스피지수 2000 가능하다?

12월에 국내 증시에 악재가 산적해 있음에도 코스피지수 2000 돌파가 가능하다고 보는 증권사들도 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12월에 코스피지수는 전약후강의 모습을 보이며 2000선에 안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에는 통상적으로 다음해 주가 상승과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내년도 증시전망이 긍정적이고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가 높아 국내외에서 유동성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1월 중순부터 외국인 매수가 약해지고 있지만 매수 기조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연기금 자금의 증시유입도 12월에도 이어질 것 같다"며 "주식형 수익증권의 자금이탈이 이어지더라도 수급여건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 관심종목은?

12월에 관심을 가질 종목으로 전기전자업종을 최우선으로 꼽는 증권사들이 많았다. 그러나 주도주로 부각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상승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어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ㆍ소재ㆍ유통 등에 대해서는 '매수 후 보유(Buy&Hold)'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단기 가격부담으로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는 있지만 향후 이익전망이 여전히 좋다는 분석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업종이 최우선적인 관심 대상"이라며 "미국의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와 전기전자업종에 대한 투자 확대 그리고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과 건설 등도 소외에 따른 가격 매력, 국내 부동산 관련 리스크 해소와 해외수주 기대감 등을 감안해 관심을 둘만 한다"고 덧붙였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업종 대표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권한다"며 "자동차는 여전히 점진적으로 비중을 낮추고 정유업종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은행업종이 최근 인수합병(M&A) 이슈나 내년도 영업환경 변화로 긍정적인 만큼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기를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업종의 주도주 부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조심스럽다"며 "국내 기관의 집중적인 매수와 달리 외국인은 방어적 매매 성향을 보이고 있고 전기전자 부품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