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외국인의 매물 폭탄 사건 이후 2주가 흘렀다. 주동자가 누구이고 어떤 방식의 매매를 했는지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여전하다. 다만 사건 이후 알려진 것은 당시 사태로 타격을 입은 증권사ㆍ운용사들의 피해 규모와 대책안 정도다.

현재 금융감독원에서는 매도 창구로 이용된 도이치증권 한국사무소와 가장 큰 피해를 본 와이즈에셋자산운용사에 인력을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

도이치증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직원이 트레이딩 부서에 나와 조사 중"이며 "관련 부서를 제외하고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 9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 와이즈에셋자산운용 역시 긴장감이 감돌긴 마찬가지다. 금감원 조사가 이뤄지며 직원들 상당수가 금감원 직원이 사무실에 있는 밤 9~10시까지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금감원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거의 모든 직원이 나와서 조사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즈에셋의 경우, 11일 사태 이후에 경영지원팀 간부의 회사자금 횡령 사건까지 겹치며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와이즈에셋자산운용 경영지원팀 간부 손모씨가 회사자금 3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와이즈에셋의 한 관계자는 "횡령 소식까지 전해지며 26일에도 환매가 있어 그나마 5000억원이 넘었던 펀드 자금이 또 줄었다"며 "내부에서도 일주일 전쯤에야 관련 사실을 알 정도로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까지 2조5000억원에 달했던 와이즈에셋의 펀드설정액은 24일 기준으로 5714억원으로 5분의 1수준으로 줄었었다.

운용역 등 내부 인력의 이탈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아직 이직한 인력이 있지는 않지만 자산운용사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의 신뢰가 무너지고 기관 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는 상황에서 운용역들 입장에서는 운용할 자금이 없다면 존재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이직할 여건이 되는 운용역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중소형사 중에서 임원 비율이 높고 또 고령이어서 이들이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파생상품 거래를 중개했던 하나대투증권의 경우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손실금 899억원 중 증거금을 제외한 760억원을 대납한 상황에서 와이즈에셋의 횡령사건으로 그나마 있던 자금까지 회수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하나대투의 RP(환매조건부채권)계정에서 법인 자금이 빠지고 있다"며 "사건 초기에는 내부에서도 동요가 있었으나 700억원 수준의 손실이 회사(하나대투증권)가 망할 수준은 아니어서 진정돼가고 있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손익을 어떻게 반영할지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회사 전체 손익에서 이를 제한다면 내년 초 인센티브를 기대했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해 운용하는 운용사나 자문사와 달리 상당수 증권사는 회사 돈으로 운용을 하는데 이번 사태로 억원에서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30억원 수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교보증권은 최근 계약직이었던 트레이딩팀이 재계약하며 손실 만회를 주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60억원의 손실을 보았던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사태로 인한 내부 소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