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한 순간에 50포인트 가까이 떨궜던 옵션만기 사태에 대해 금융당국이 해외자료 조사를 포함한 전방위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 12월 선물옵션 만기까지 시급한 제도개선에도 힘쓸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22일 금융감독원 브리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단기간에 소수의 영향력에 의한 급격한 변동성 확대로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저해된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원인파악과 제도안정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 강조했다.
◆ 리스크 관리 재점검..프로그램 매매 제도 손봐
이번 옵션만기 사태 당시, 장마감 10분간 나온 외국인 매물만 2조4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중 단일창구로만 2조3000억원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하루 거래대금의 25%가 넘는 금액이다.
이로 인해 자산운용사의 손실규모가 904억원에 이른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중개회사인 하나대투증권의 대지급액만도 763억원. 여타 금융기관의 피해액까지 합치면 손실 규모는 1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주가 급변에 따른 손실규모가 커진 것은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결제리스크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라 파악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금융위 이정의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위탁자에 대한 증거금 부과방식 개선이나 위험관리 가이드 라인 마련 등을 업계에 요구할 것"이라며 "금융투자회사의 파생상품 투자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 말했다.
제도 자체의 정비도 병행된다. 우선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프로그램 매매제도를 손 볼 계획이다. 현재 운영중인 단일가 매매방식 및 프로그램 사전보고 제도를 개선해 차익거래 잔고 공시 내용의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급한 것들은 빠르면 12월 선물옵션만기 전까지 처리할 것"이라며 "가중평균, 단일가격 모두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여러가지 안(案)을 놓고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 자료요청..해외 기관과 공조"
도이치증권에서 대규모 나온 매도주문에 대해서도 조사가 실시된다. 이 물량이 풋옵션 매수(주가 하락에 베팅해 이익을 얻는 것)와 관련된, 이른바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사가 필요한 경우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의 규정에 의거 외국 금융당국에 금융거래정보제공 등 조사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정의 국장은 "IOSCO의 규정에 따른 해당 주체들은 자료 조사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세조종행위, 선행매매 등 각종 자본시장법 위반행위의 개연성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실제 투자주체가 누구며, 운용주체가 누구인 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라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견해.
이정의 국장은 "국내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자도 자본시장통합법에 의거해 실명을 밝힐 수 없다"며 "구체적인 팩트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