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8일 "현대건설이 글로벌 톱5로 성장하는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번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그룹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난 현 회장은 "지금 해야 할 일은 어렵게 되찾은 현대건설을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라며 "녹색산업 분야와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현대건설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 12주년 기념일인 이날 현대그룹 임직원 100여명과 함께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현정은 회장, 故정주영·정몽헌 회장 묘소 참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18일 하종선 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경기도 하남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뒤 걸어나오고 있다.

그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첫 삽을 뜨고, 정몽헌 회장의 손때가 묻은 현대건설을 이제야 되찾았다"며 "위에 계신 두 분도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현대건설 인수 소감을 밝혔다.

현 회장은 인수 자금(5조5100억원) 조달에 대한 우려와 관련, "그동안 국내외 투자자들을 충분히 접촉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염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비밀유지 협약'을 내세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다시 체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대상선의 실적이 이미 좋아졌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법원은 재무약정 체결을 거부한 현대그룹에 대해 채권단이 공동제재를 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현대그룹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채권단은 당시 법원 판결에 반발하며 곧바로 불복절차를 밟으려 했지만 현대건설 인수·합병(M&A)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본입찰 이후로 미뤘었다.

현 회장은 금강산 관광이 2년째 중단된 상황에 대해 정부 차원의 사안이라고 전제하면서 "너무 오랫동안 서로 대치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재개할 타이밍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인수 후 김중겸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부분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현대건설 인수 후 계열사나 자산 매각 소문에 대해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인수전 경쟁자였던 현대기아차그룹과의 관계 복원에 대해 "앞으로 잘 지낼 것"이라면서 "정몽구 회장님을 존경하며, 집안의 정통성은 그분에게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