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채권단에 제시한 인수자금 조달 내역 중 프랑스 은행 예치금이라고 밝힌 1조2000억원의 자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 경쟁을 벌였던 현대차그룹이 자금의 성격과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금융권 일각에서도 자금 성격이 분명치 않다고 의문을 표시한다.
18일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 나티시스은행에 예치한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예금잔고 증명서를 인수자금 조달 증빙 서류로 제출했다.
문제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총자산이 11억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의 3분기 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의 총자산은 215만8000유로(약 33억원)에 불과하다. 자산에는 당연히 예금도 포함된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자산이 33억원인 법인이 1조2000억원 예금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채권단 내에서도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나티시스 은행 예금잔고증명서를 공증과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했다"며 "실제로 돈이 들어 있다고 확인돼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16일 새벽까지 이 자금의 성격을 놓고 채권단 내부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이 자금이 현대상선의 예금이 아니라, 현대상선이 프랑스 현지에서 차입한 돈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체 예금이 아니라 차입을 한 것이라면 감점 요인"이라며 "특히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면 자격 박탈 요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해 현대그룹은 "이 자금은 정당하고 적법한 자금"이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채권단에서 이미 최종 결론 낸 것"이라는 공식 입장만 밝히고 있다.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도 18일 "나티시스 은행 잔금 금액은 맞고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상세한 내용은) 주식매매 계약서(SPA) 사인 이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과 매각주간사가 인수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때문에 1조2000억원 예금잔고의 실체 검증에 소홀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입력 2010.11.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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