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미 달러화 비중을 줄이면서 은화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팔려나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조폐국에 따르면 은화 판매량은 사상 최대치를 넘어서거나 이에 근접했다.

미국 조폐국은 11월1~14일까지 총 180만개의 은화를 팔았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은화가 팔려나간 1986년 12월보다 2배나 빠른 속도다. 은화 거래상들은 투자자들의 수요가 빗발치자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 미 조폐국으로부터 직접 은화를 매입해 판매하는 피델리트레이드의 조나단 포츠 이사는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린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캐나다 조폐국의 데이비드 마지(Madge) 금괴 판매 책임자는 은화 판매 추세가 극도로 강력한 덕분에 10월 은화 판매량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기준으로 올해 은화 판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50% 정도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조폐국은 은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지난주부터 은화 생산량을 2배 늘렸다.

은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은 보유량도 사상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주 은 가격은 온스당 29.33달러를 기록하며 30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유동성 공급)로 인한 미 달러화 약세 탓이 크다. 로스차일드 프라이빗뱅킹(PB)의 에드워드 데니스 상품 수석은 "모든 사람은 눈이 먼 채로 화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성장했는데, 지금 살펴보니 화폐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딜러들은 투자자들이 은 가격이 상승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에 은 매입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은 가격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1980년대 기록한 온스당 50달러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친다. 반면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1980년대보다 약간 더 비싼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