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지난달 자사의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인사이트'를 2950만원에 내놓으면서, 한국에서도 하이브리드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사이트와 도요타 프리우스,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시승 경험을 바탕으로 구입 가치에 대해 분석해 본다.
먼저 신형 인사이트는 1.3L 휘발유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공인 연비가 L(리터)당 23km에 달하며, 친환경차이지만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현대차 엑센트 정도의 크기이지만 해치백 형태이고 설계부터 공간활용성 극대화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어른 네 명이 타도 비좁은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일본에서 만들어졌고 연비가 국내 일반 중소형차보다 50%가량 좋다는 것을 감안하면, 2950만원이라는 가격은 한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는 물론 일반 중소형차 시장 전체를 포함하더라도 꽤 경쟁력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주행감은 신형 엑센트 1.6과 비교했을 때 다소 힘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거운 부품인 배터리 등을 차량 아래쪽에 낮게 까는 등 저중심 설계를 한 덕분에 급코너링 등에서도 꽤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인사이트의 특징은 모터가 주행 중에만 동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는 반드시 엔진의 시동이 걸리면서 바퀴가 구르게 된다. 이 때문에 차량이 정지해 엔진이 꺼졌다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다시 엔진이 구동되면 약간의 진동이 느껴진다. 또 가다 서다를 반복할 경우 엔진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일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신경이 쓰일 수 있다.
반면 프리우스는 전기모터가 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인사이트에 비해 훨씬 크다.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도 전기모터만으로 바퀴를 굴릴 수 있다. 엔진 배기량과 전기모터의 파워 모두 인사이트보다 높기 때문에 약간 더 힘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엔진 자동차와 비교할 경우 엑센트 1.6 정도의 가속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저속에서는 전기의 힘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속 주행 시의 소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 두 차종의 구매 가치 비교는 주행성능이 아니라 경제성 비교가 중심일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는 가격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검증된 일본산 하이브리드카를 2000만원대에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꽤 매력적이다. 직접 경쟁상대인 프리우스는 공인연비가 L당 29.2km로 인사이트보다 27% 뛰어나지만 값은 3790만원으로 인사이트보다 29% 비싸다.
인사이트의 경우 연비가 프리우스보다 못한 만큼 가격도 그만큼 저렴한 셈인데, 해외 시장에서 팔리는 양쪽 차량의 가격 수준과 비교하면 인사이트의 한국시장 내 가격이 좀더 저렴한 편이다.
한국도요타는 프리우스 외에도 캠리 하이브리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이 4590만원으로 다소 부담스럽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 도요타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통해 GS450h, RX450h 등 고급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고 있지만 이 두 차종은 각각 대당 가격이 8000만원대여서 경제성을 논할 만한 차종이 아니다.
인사이트가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국내 첫 2000만원대 휘발유 하이브리드 전용차라는 점에 있다. 국내 하이브리드카 판매대수는 1~10월 누적으로 6000대가 조금 넘는다. 같은 기간 국내 승용차 판매대수가 약 100만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전체 시장의 1%도 안 된다.
현대·기아차가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를 2000만원대 초중반 가격에 내놓고 있지만 1~10월 누적 판매대수는 총 50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료공급이 휘발유보다 불편한 LPG를 사용하는데다 실제 주행 연비가 14~15km 내외로 최근 나온 현대·기아차의 중소형 엔진 차량보다 크게 나을 게 없기 때문이다.
일본·미국에서 인사이트와 프리우스의 대결은 프리우스의 완승이다. 일본에서 프리우스는 지난 10월까지 17개월 연속 모델별 판매 1위였다. 지난 10월 프리우스는 2만1769대 팔려 1위를 차지한 반면 인사이트는 30위권 밖이었다. 또 미국에서도 지난 10월 프리우스는 1만1731대가 팔려 1965대가 팔린 인사이트를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