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지수가 불과 며칠만에 1900선을 내주고 표류하고 있다. 17일 개장초 1870선까지 내려가면서 근 한 달만에 새로운 저점을 찍기도 했다. 일주일새 100포인트 가량 빠지는 하락세다.
불안은 밤사이 뉴욕증시에서부터 시작됐다. 중국의 긴축가능성과 아일랜드의 구제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주요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은 전일대비 178.47포인트(1.59%) 하락한 1만1023.5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98포인트(1.75%) 내린 2469.84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9.39포인트(1.62%) 떨어진 1178.36을 각각 기록했다.
◆ 中 긴축, 유럽발 재정위기..해외상황 `캄캄`
미국에 맞서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축정책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이 긴축에 나선다면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경기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증시가 위축된 것.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한 금융 포럼에 참석해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러 측면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금리를 시장화하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저우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펼 것이라는 우려를 높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의 물가압력이 생각보다 커서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경우 중국의 성장모멘텀이 훼손될수도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도 시장을 끌어내린 한 요소다.
◆도이치 사태 여파 지속..불확실성 전전긍긍
국내증시가 본격적인 하락국면에 접어든 건 무엇보다 지난 11일 옵션만기일부터다. 도이치 창구를 통해 2조원대의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이상 밀렸고, 이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추가양적완화로 조만간 2000선까지 오를 수 있었을 것이란 기대가 넘쳐났고, 대부분의 증권사들 역시 2000선 돌파를 전망한 만큼 시장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옵션만기일 터져나온 매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됐다. 일시적인 헤지펀드의 청산이나 외국인 차익매물일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어떤 외국인이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몸부터 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확산되기 시작한 것.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와 G20 이후 연속된 장대음봉이 출현하면서 국내 증시의 제한적 조정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며 "투기적인 외국인 매도가 간헐적으로 출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기관 투자자의 경계심리 고조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20일~60일선 중심 탐색국면..1850선까지 염두
이날 코스피지수는 1875선까지 내려갔다 이후 1890선을 사이로 등락을 보이고 있다. 20일 이동평균선(1917)과 60일 이동평균선(1857) 부근에서 횡보하는 중이다.
글로벌 증시 역시 20일선 부근에서 방향성 탐색중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대부분의 증시가 11월초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국면에 들어간 상태라는 것.
만약 20일선을 조만간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같은 조정이 연장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 60일선인 1850선까지의 조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시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단시일내 탄력장세 복귀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래도 가격조정은 최대 1850선에서 일단락 될 것이라는 게 한양증권의 진단.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0일선을 단기간에 회복하지 못하면 2중 천정 패턴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조정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그래도 20일선은 9월 이후 주요 지지선이었던 만큼 신뢰도는 높은 편"이라고 판단했다.